[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벤자민의 빠른 리그 적응을 위해 내가 느끼고 배운 경험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
KT 위즈에서 부상으로 퇴출된 윌리엄 쿠에바스가 자신을 대체한 웨스 벤자민의 도우미를 자처했다.
KBO리그에서 퇴출된 선수와 그를 대신해서 온 선수가 한국에서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쿠에바스와 벤자민이 만났다. 쿠에바스가 지난 5월 18일 KT와의 계약이 해지됐지만 아직 한국을 떠나지 않고 재활을 하고 있었고, 벤자민이 빠르게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오면서 생긴 일이다.
조금은 의아한 일. 지난달 18일에 퇴출된 선수가 2주 가까이 한국에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쿠에바스는 아직까지 한국에 남아 가족과 함께 한국을 즐기고 있다. 쿠에바스 가족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해 지난해 극적인 우승을 보지 못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이 해제되면서 쿠에바스의 가족이 한국에 왔다. 하지만 이번엔 쿠에바스의 팔꿈치 통증이 쉽게 낫지 않았고, KT는 쿠에바스가 우승에 기여했고, 여전히 좋은 공을 뿌리는 에이스임에도 올시즌을 생각해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승을 시켜준 투수에 대한 애정은 그대로였다. 쿠에바스는 한국에 좀 더 남아있고 싶어했고 구단이 이를 흔쾌히 들어줬다.
쿠에바스는 여전한 KT 사랑을 보였다. 자신을 대신해서 온 투수인데 도우미가 되겠다고 한 것. 벤자민은 1일 수원 KT위즈파크를 찾아 유니폼 등 장비를 챙겼다. 이때 재활 운동을 하러온 쿠에바스를 만났다.
쿠에바스는 "미국과 한국 타자 성향에 대한 차이점과 미국 야구 문화와 한국 야구 문화의 차이와 적응을 위한 조언을 하겠다"라면서 "한국의 스트라이크존과 캐치볼 등 훈련에 대한 것, 변화구 구종 활용 등의 정보를 공유하겠다"라고 했다.
KT에는 KBO리그 3년차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있지만 4년째였던 쿠에바스까지 조언을 해주겠다고 한다. 벤자민은 한국에 오면서 이미 한국을 경험한 동료들로부터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좀 더 빨리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을 듯하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