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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진출→독립구단→KBO 데뷔' 유턴파 내야수의 감격 "더 많은 홈런 치고 싶다" [부산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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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리그 데뷔 3년만의 홈런. 손호영(27·LG 트윈스)에겐 한층 더 각별했다.

손호영은 2014 신인 드래프트부터 신설된 '국외 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KBO리그에 돌아온 '해외 유턴파' 선수다.

유소년 시절 전국구 유망주로 평가받은 내야수였다. 하지만 고교 진학 후 부진에 빠졌고, 프로 미지명의 아픔을 맛봤다. 재능을 인정받아 미국으로 향했지만 어깨 부상을 겪으며 방출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재기를 꿈꿨고, 2020년 마침내 2차 3라운드(전체 2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차명석 단장이 직접 연천 미라클 경기를 관전하고 택한 야심 픽이었다.

해외파 드래프트 동기들의 운명도 엇갈린다. 당시 함께 프로팀의 부름을 받은 문찬종(전 키움 히어로즈)은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고전한 끝에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하고 키움의 재활군 코치로 변신했다. 반면 안권수(두산 베어스)는 기다림 끝에 마침내 기회를 잡고 3할 타율의 주전 외야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손호영도 드래프트 당시 무주공산이던 LG 2루를 꿰찰 즉시전력감으로 꼽혔다. 경쟁자들 대비 뛰어난 타격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좀처럼 많은 출전기회를 갖지 못했다. 데뷔 첫해 22경기 31타석, 지난해 8경기 12타석에 그쳤다.

날카로운 타격과 기민한 주루플레이는 호평받는다. 특히 2루수와 유격수를 주 포지션으로 하는 센터 내야수임에도 일발 장타력을 갖췄다. 반면 잦은 부상과 아쉬운 수비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손호영은 지난달 14일 처음 1군에 등록됐고, 1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회초 나원탁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여전히 미래가 밝진 않다. 유격수는 터줏대감 오지환의 자리다. 2루의 경우 트레이드로 영입된 서건창이 주전으로 활약중이고, 신예 거포 송찬의까지 등장했다. 이상호 역시 적지 않은 기회를 얻고 있는 상황.

경기 후 손호영은 "코치님이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벤치에서부터 집중하고 준비했던게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솔직한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데뷔 첫 홈런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홈런도 치고 시합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