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 첫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조정실 직원들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빨간색 야구 방망이였다. 활짝 웃으며 감사를 표한 윤 대통령은 즉석에서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보기도 했다. 방망이를 선물한 직원들은 "야구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다. 국정운영에서 홈런을 치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소문대로 윤 대통령의 스포츠 사랑은 진심이다. 야구도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한다.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가을 모교 충암고등학교의 청룡기 2관왕 소식을 듣고 바쁜 일정을 쪼개 모교로 달려갔을 정도다. 스포츠 현장 관계자들의 귀가 '쫑긋' 설 수 밖에 없는 관심사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부부의 스포츠 현장 나들이는 언제쯤 이뤄질까. 포스트 코로나19 속에 육성응원과 취식이 허용되면서 스포츠 현장은 빠르게 과거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간 억눌렸던 여가와 레저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시기. 국내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현장에서 새 대통령이 팬들과 호흡하는 장면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의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장면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찾으면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의 운동장 패션은 많은 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최근 청와대 야외무대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에서 김 여사는 반묶음 머리에 노란색체크무니 정장을 착용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첫 공개 석상에서의 영부인의 패션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프로스포츠 경기장은 좀 더 활동적이고 자유스런 공간이다. 슬리퍼 착용 모습도 보인 김 여사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스포티'한 패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반 대중과의 소통에 이보다 좋은 것은 없다.
대통령 부부가 경기장 어디에 앉을 것인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 부부는 국민들과 어우러지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쇼핑도, 산책도 국민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틀에 박힌 시구보다는 관중과 격의 없이 섞여 앉아 야구, 축구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야구장의 경우 본부석 보다는 내야 응원석에 자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윤 대통령은 평소 꾸밈 없이 솔직하고 소탈한 성격 답게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 전반을 두루 즐긴다. 평소 체육계 인사를 좋아하고 두루 소통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외부 일정을 근접 보좌하는 수행실장을 맡아 그림자처럼 윤 대통령을 수행했던 인물은 국민의힘 초선인 이 용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았던 체육계 인사다.
관중과 어우러져 스포츠를 즐기는 대통령의 모습. 머지 않아 보게 될 전망이다.
야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께서 조만간 야구장을 방문해 팬들과 함께 하실 것"이라고 희망하며 "시구 등 공식적 행사보다 관중석에서 사회적 약자 등 의미 있는 동반자들과 함께 어울려 야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A매치 이벤트를 앞 둔 축구계의 기대도 크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사상 처음으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에게 '개인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계 모두가 축하할 경사'라며 축전을 보냈다. 6월에는 축구장 직관 가능성이 크다.
6월 초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공 개최 20주년을 맞아 성대한 '풋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2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칠레(6일 대전월드컵경기장) 파라과이(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이집트(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와의 친선 A매치 4경기가 잇달아 열린다.
특히 2일 브라질 전은 EPL 득점왕 손흥민과 브라질 최고 스타 네이마르의 화려한 맞대결이 펼쳐질 빅매치다. 14일 이집트전에선 손흥민과 살라의 EPL 득점왕 간 자존심을 건 매치업이 펼쳐진다.
온 국민의 관심이 축구로 쏠릴 시점. 대통령 부부가 축구장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다. 때마침 대한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윤 대통령 내외를 이번 A매치에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