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와이 첫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면서 '역시 강한 자에겐 강하다'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각)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을 따냈다.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 오타니와의 승부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류현진은 1회 첫 대결에서는 볼넷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던진 커브가 볼 판정을 받았다. 느린 화면으로는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친 듯 보였다. 3회 1사 1,3루에서는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고 득점을 허용했다. 하이라이트는 5회였다. 2사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바깥쪽 79마일 체인지업에 오타니가 방망이를 헛돌렸다. 3타석 2타수 무안타 1타점 1볼넷.
오타니 못지 않게 이목을 끈 타자는 마이크 트라웃이었다. 류현진이 '천적'이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트라웃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류현진과의 통산 성적은 13타수 무안타 4삼진. 류현진을 10타석 이상 상대한 역대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출루가 없다. 이 정도면 류현진 등판 경기에서 트라웃은 빼야 한다.
트라웃은 통산 3차례 MVP에 오른 현존 최강의 타자다. 올시즌에도 OPS 선두를 질주하며 MVP 타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오타니는 작년 투타 겸업 광풍을 일으키며 만장일치 MVP에 뽑혔다. 주목도와 인기가 가장 높은 선수다. 류현진이 둘을 완벽하게 제압한 것이다.
사실 류현진은 역대로 강타자들을 상대로 대체로 강한 피칭을 보였다. 통계상으로도 드러난다. MVP 출신 타자들과의 맞대결 기록을 들여다 봤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이 올해까지 상대한 MVP 출신 타자는 총 24명이다. 이들과의 대결에서 243타석, 피안타율 0.242(223타수 54안타), 11홈런, 25타점, 17볼넷, 42탈삼진을 올렸다. 류현진의 통산 피안타율은 0.250이니, MVP 타자들을 상대로 오히려 덜 맞았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이들 중 류현진에게 강했던 타자도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티안 옐리치(2018년 MVP)는 10타수 4안타 3홈런 4타점을 때렸다. 뉴욕 양키스 조시 도날드슨(2015년)도 9타수 4안타 2홈런으로 강했다. 신시내티 레즈 조이 보토(2010년) 역시 17타수 5안타 1홈런으로 선전했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 10타석 이상 타자 8명을 따로 계산해 봤다. 합계 159타석에서 피안타율 0.223(148타수 33안타), 6홈런, 14타점, 10볼넷, 28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2년 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옮기면서 자주 만난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2017년)은 19타수 3안타(0.158)로 약했고, LA 다저스 시절 자주 맞부딪힌 앤드류 맥커친(2013년)도 19타수 3안타(0.158)로 힘을 별로 쓰지 못했다. 통산 3차례 MVP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앨버트 푸홀스(2005, 2008, 2009년)는 12타수 2안타(0.167) 3삼진이었다.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2020년)도 16타수 4안타(0.250) 1타점 2볼넷 4삼진으로 고전했다.
류현진을 'MVP 킬러'로 불러도 무난할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