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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연속 홈런→7타수 무안타' 폭우 속 온몸 던진 외인의 롤러코스터. 간절하기에 더 안타깝다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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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경기 연속 홈런으로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시 부진에 빠졌다. 부상으로 드러눕거나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선수가 아니기에 더욱 안타깝다.

롯데 자이언츠의 피터스 얘기다. 주중 SSG 랜더스와의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25일 경기에선 상대 선발 폰트의 호투 속 4회초 1사 1,2루에서 결정적인 병살타로 공격의 맥을 끊어놓았다.

피터스는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는 10타수 4안타(홈런 3) 5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2승1패 위닝시리즈에 공헌했다. 5월 들어 피터스의 스윙에는 날카로움이 묻어난다. 14일 한화 이글스전처럼 홈런 포함 4안타 3타점을 몰아친 경기도 있다. 지난 4월 6일~15일 기록한 28타석 연속 무안타의 악몽을 조금은 씻어냈다.

올시즌 홈런 8개를 쏘아올려 크론(SSG 랜더스·9개)에 이어 외인들 중 이 부문 2위다. 타점 26개 또한 크론(SSG) 소크라테스(KIA 타이거즈·31개) 마티니(NC 다이노스·27개)에 이어 4번째.

하지만 피터스의 올시즌 득점권 타율은 1할9푼6리에 불과하다. 남달리 높은 타점(전체 11위)은 팀타율 4위의 롯데 타선이 중심 타선의 피터스에게 꾸준히 좋은 득점 찬스를 공급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봐야한다.

4월 기록한 1할9푼1리(94타수 18안타) 3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13보다 낫다 뿐이지, 5월의 타율 2할3푼1리(78타수 18안타) 5홈런 15타점 OPS 0.747라는 타격성적도 외국인 타자로서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당장 올시즌 OPS 0.674는 전체 3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수치다.

다만 래리 서튼 감독은 "센터 라인은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손아섭이 빠진 우익수 자리의 타격 공백도 암담한 상황에서, 피터스가 공수를 장담할 수 없는 토종 중견수로 바뀌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만하다. 선발투수 스파크맨 역시 부진하다는 점 또한 2번 뿐인 외국인 선수 교체한도를 아끼는 이유다.

또한 롯데 외야 수비에서 피터스의 공헌도는 가히 절대적이다. 빠른 타구판단과 긴 다리를 앞세워 전후좌우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강한 어깨도 인상적이다. 거침없이 몸을 던지는 과감함도 돋보인다.

25일 SSG전, 쏟아지는 빗속 롯데 선발 이인복은 3⅔이닝만에 9안타 6실점하며 초반에 무너졌다. 황성빈과 이학주의 다이빙 캐치 끝에 공이 걸려들지 않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온종일 내린 비와 미끄러운 잔디에도 피터스의 열정은 시들지 않았다. 자신이 병살타를 친 뒤 곧바로 이어진 수비. 롯데 선발 이인복이 이재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점수는 0-4.

이어진 1사 1,2루에서 최지훈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 피터스는 몸을 던졌지만 조금 모자랐다. 하지만 눈앞에서 원바운드로 튀어오른 공을 몸 앞에 떨궈놓으며 대참사를 막았다.

1실점 후 이어진 1사 만루. 최 정의 타구도 우중간을 향했다. 피터스는 다시 한번 몸을 던졌고, 이번엔 잘 잡아냈다. 쉬운 타구가 아니었지만, 대량 실점이 나올 상황을 희생플라이로 바꿔놓았다.

피터스의 간절함이 드러나는 플레이였다. 단지 승리와 연결되기엔 너무 멀었을 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