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질환은 초기에 통증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되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입속에 나타나는 색깔 변화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구강건강 상태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남궁철희 세종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색깔로 알 수 있는 구강 건강 신호에 대해 정리했다.
▶치아 사이 '검은색'…치주질환 신호 가능성
치아 사이 공간이 생기는 '블랙트라이앵글'이 나타나면 치주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치주질환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쌓여 생긴 치태와 치석에 의해 잇몸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염증이 깊어지면 잇몸이 줄어들면서 치아 뿌리가 드러나 블랙트라이앵글이 생길 수 있는데,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 치주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틈이 점점 커지면서 치아마저 흔들려 빠질 수 있다. 잇몸 염증 치료로 자연치아를 보존한 후 심미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라미네이트, 크라운 등 보철 치료로 틈을 메울 수 있다. 충치가 생기거나, 충치 치료를 위해 사용된 아말감이 변색되어 치아가 검게 보일 수 있다. 검게 변색된 아말감은 접착력이 낮아져 떨어지기 쉽고, 2차 충치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어 치과를 방문해 기능·상태 회복을 위한 수복 재료 교체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구강에 나타난 '하얀색'…입냄새의 원인
혀 표면에 음식물, 박테리아 등이 달라붙으면 하얗게 백태가 생긴다. 백태는 입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히는데, 건조한 환절기에는 구강 내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혀에 백태가 끼기 쉽다. 평소 입냄새로 불편함을 느낀다면 혓바닥의 색깔을 확인해보고, 양치할 때 혀 안쪽까지 꼼꼼히 닦아 백태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구강칸디다증이 있어도 백태가 잘 생긴다. 구강칸디다증은 곰팡이균의 일종인 칸디다가 구강점막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유아, 만성질환자에게 발생하기 쉽다. 평소 양치질 등을 통해 구강 위생을 청결히 유지하고, 물을 자주 섭취해 입속 점막을 촉촉하게 하는 것이 도움된다.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노란' 치아…식습관·양치 습관 개선해야
누렇게 변색된 치아가 고민이라면 평소 식습관, 양치 습관을 확인해보자. 색소가 강한 음식 섭취로 인해 치아 변색이 유발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초콜릿, 커피, 홍차, 와인 등이 있다.
음식을 섭취할 때 색소가 치아 겉면(법랑질)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침투해 쌓이면서 치아가 누렇게 보이는 것이다. 또한 치아에 달라붙은 치석이 착색돼 치아가 누렇게 보이기도 한다. 치아 변색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 섭취 후 꼼꼼한 양치질로 색소와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강한 힘으로 양치하면 법랑질 손상을 유발해 치아가 더 노랗게 보일 수 있어 부드럽게 칫솔질하는 것이 좋다.
남궁철희 대표원장은 "치석이 쌓여 치아가 누렇게 변한 경우는 치주질환으로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일 확률이 높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6개월~1년 주기로 스케일링을 받아 치석을 제거하고, 정기 검진으로 초기에 질환을 발견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