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변의 희생양은 '디펜딩 챔피언' 전남이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의 최대 묘미는 '이변'이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FA컵은 하부리그의 반란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의 전남이 K리그1(1부리그)의 내로라하는 팀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5일 전국 8개 구장에서 진행된 '2022 하나원큐 FA컵' 4라운드(16강),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K리그1 팀들을 울렸던 전남이 K3리그 팀에 눈물을 흘렸다. 전남은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으로 울산, 전북, 대구와 함께 16강 무대부터 등장한 전남은 전반 16분 상대 자책골과 36분 정우빈의 연속골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이민우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부차기도 드라마였다. 4-4에서 득점을 했더라면 이길 수 있던 전남이 5번 키커의 실축으로 고개를 숙인데 이어, 4-5 상황에서 6번째 키커까지 실패하며 결국 패했다.
지난해 전남과 함께 FA컵 결승을 치렀던 대구도 고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역시 K3리그의 대전한국철도를 만난 대구는 세징야-제카-고재현 등 핵심 공격수를 총출동시키고도 상대의 반격에 고전했다. 1-2로 끌려다니던 대구는 후반 23분 케이타, 28분 정태욱의 연속 헤더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송수영에게 끝내 동점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연장까지 120분을 치른 대구는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 세징야를 포함,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시키며 지옥에서 탈출했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 울산, 전북은 승리를 챙겼다. K리그2의 경남을 상대한 울산은 2대0 승리를 거뒀고, K3리그의 울산시민축구단을 만난 전북은 1대0으로 이겼다. 이변을 허용하지 않으며 8강에 올랐다.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서울과 제주의 경기는 서울의 3대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은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한 반면, 제주는 베스트에 가까운 라인업을 꾸렸다. 예상대로 제주가 앞서 나갔다. 전반 22분 주민규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멋지게 무너뜨린 후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서울이 기성용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2분 매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8분 팔로세비치, 10분 조영욱이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31분 김진야가 왼쪽을 무너뜨리며 땅볼로 깔아주자 팔로세비치가 밀어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항은 후반 교체 투입된 허용준의 연속골을 터뜨리며 성남에 2대1 역전승을 거뒀고, 수원은 그로닝의 데뷔골을 앞세워 강원을 2대0으로 제압했다. K리그2 팀간 대결이었던 부천-광주전은 부천의 2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2 하나원큐 FA컵' 4라운드 전적(25일)
전북 1-0 울산시민축구단
수원 2-0 강원
포항 2-1 성남
울산 2-0 경남
부천 2-0 광주
서울 3-1 제주
대구 3<5PK4>3 대전한국철도
부산교통공사 2<5PK4>2 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