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황대인이 삼성 라이온즈 이영수 타격코치를 '억' 소리나게 껴안고 재롱을 떨었다.
24일 오후 대구 라이온즈파크. 경기장에 도착한 황대인이 이 코치에게 달려갔다. 거포 4번타자 황대인의 억센 팔이 허리를 감싸자 이 코치의 입에서 '억' 소리가 절로 나왔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있는 상무 시절의 은사다. 이 코치는 현역 은퇴 후 2014년부터 상무 야구단에서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33세의 젊은 나이였지만, 이 코치는 열정적인 지도와 소통으로 상무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상무에서 이 코치의 지도를 받은 김선빈(KIA), 김헌곤(삼성), 한유섬(당시 SK) 등이 2017년 소속팀 복귀 후 맹활약 하며 야구팬 사이에서 상무 이영수 코치의 이름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황대인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거포 3루수이자 이범호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황대인의 성장은 더뎠다. KIA는 황대인을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키우기로 결정한 후 상무에 입대시켰다. 2017년 상무에 입대한 황대인과 이 코치의 인연이 시작됐다.
황대인은 입대 첫 시즌 26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문상철(KT)의 36홈런에 이어 퓨처스리그 홈런 2위에 올랐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이 코치의 지도력이 빛을 발했다.
이 코치가 2018년 삼성 타격코치로 부임하며 두 사람의 인연은 끝났지만, 황대인의 기억 속에 이 코치는 영원한 멘토로 남은 듯하다.
올 시즌 황대인은 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 5홈런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타점 부문에서 팀 내 1위이자 김현수(LG)와 함께 리그 공동 3위다. 24일 경기에서도 황대인은 1-3으로 뒤진 6회초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대인은 올 시즌 레그킥 동작을 최소화하며 간결한 스윙폼으로 변화를 줬다. 26홈런을 때려냈던 상무 시절의 좋았던 폼을 찾아내기 위해 그 당시에 썼던 야구일기까지 꺼내 봤다고 했다. 이영수 코치와 함께 땀 흘렸던 상무 시절이 중심티자로 거듭난 황대인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상무 시절, 타격폼을 교정하기 위해 이 코치가 연습시킨 특정 동작을 황대인이 과장된 표정으로 재연했다. 이 코치가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각자의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두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을 영상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