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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거라더니 떠나" '강등' 루빈카잔, '푸틴 전쟁'으로 떠난 용병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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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직격탄을 맞아 충격의 강등을 당한 러시아 클럽 루빈카잔의 단장이 시즌 도중 떠난 용병들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루스템 사이마노프 단장은 루빈이 2021~2022시즌 러시아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 고배를 마신 이후인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외인)선수들을 모아 월급 지급이 제때 이뤄질 것이라고 설득했다.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짐을 꾸리고 떠났다. 누군가는 전화를 걸어 '나는 방금 떠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적절한 대체자가 없었다"고 섭섭한 감정을 토로했다. 강등에 대한 책임을 임시 FA로 떠난 외인들에게 돌리는 뉘앙스다.

사이마노프 단장은 "레오니드 슬러츠키 감독은 이 상황의 피해자다. 가장 고생했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침공하자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이 조건없이 소속팀과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팀과 계약해 6월30일까지 뛸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 이후 수십 명의 외인들이 계약파기 또는 계약중단 등의 방법으로 러시아를 떠났다.

루빈은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가장 큰 데미지를 입었다. 핵심 미드필더인 황인범(한국)을 비롯해 안데르스 드레이어(덴마크), 크비차 크바라츠켈리아(조지아), 시드 하크샤바노비치(몬테네그로), 필립 우레모비치(크로아티아) 등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몬타사드 탈비(튀니지)와 올리베르 아빌드가르드(덴마크) 등 2명만이 남았다.

발가락 부상으로 치료차 지난 2월 귀국한 황인범은 루빈의 양해를 구한 뒤, 4월초 FC서울과 단기계약을 체결했다.

핵심 자원을 한꺼번에 잃은 카잔은 상위권에서 점차 순위가 추락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시즌을 15위로 마쳤다. 러시아는 15~16위가 자동 강등된다. 지난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한 걸 감안할 때, 충격적인 결과다.

올레그 야로빈스키 스포르팅 디렉터는 황인범 등 시즌 도중에 떠난 외국인 선수들을 비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24일 러시아 포털 '메타레이팅'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이 떠난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을 정말로 원치 않는다. 떠난 선수와 남은 선수들에겐 제각각 이유가 있다. 우리는 지금 특이한 상황에 놓였고, 선수들은 전례없는 압박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계약대로면 7월초 루빈으로 복귀해야 한다. 소속팀의 강등은 황인범의 향후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