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018년 이후 야간 경기를 못 뛰었어요."
한화 이글스는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6대3으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김민우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타선에서는 '이적생' 이진영이 홈런을 날렸다. 정은원과 노시환 김인환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승리의 순간. 김민우와 정은원 등 수훈 선수들은 중계 방송사 수훈 선수 인터뷰 및 응원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화 선수단과 팬 모두가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 외야 한 쪽에서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바쁘게 뜬공 펑고를 받은 선수 한 명이 있었다. 이날 1군에 콜업된 신인 권광민.
2016년 장충고를 졸업한 뒤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102경기에 뛴 뒤 방출됐다. 이후 질롱 코리아와 독립야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2군에서 19경기 나와 타율 3할1푼4리 1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마침내 1군에 콜업됐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5툴 플레이어로 소개하고 싶다"라며 "타격에서는 장타력도 갖추고 있고, 보이는 체격에 비해 주력도 빠르다. 안정된 수비와 송구 능력 또한 겸비했다. 현재 퓨처스 외야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소개했다.
1군에 올라온 권광민은 곧바로 데뷔전도 치렀다. 6회초 시작과 함께 우익수 자리에 이진영을 대신해 대수비 투입됐다.
타석도 섰다. 7회말 1사 1루에서 두산 신인 김동주를 상대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갔다. 140km 직구가 들어오자 배트를 휘둘렀다. 2루수 앞 땅볼이 되면서 1루 주자가 2루에서 잡혔지만, 권광민은 1루에 안착하면서 병살타를 면했다.
팀은 승리를 거뒀지만, 권광민은 아쉬움이 남았다. 안타를 못 쳤기도 했지만, 수비 역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날 타구는 날아오지는 않았지만, 야간 경기가 낯설었다. 그러던 중 전상렬 코치가 권광민의 마음을 읽었고, 펑고를 제안했다.
권광민은 "미국에서 뛰었던 2018년 이후 야간 경기를 못 뛰었다. 타구가 눈에 익지 않고, 경기 중에도 날아온 타구가 없어서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차에 전상렬 코치님이 먼저 몇개 받아보겠냐고 물어봐주셔서 감사히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약 20개 정도 받은 뒤에야 훈련은 끝났다.
권광민도 "적응이 되는 것 같다"라며 한결 마음을 놓으며 그라운드를 나올 수 있었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