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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야구 인생, 타자로 첫 홈런..."세이브왕은 잊어달라" [SC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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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내 성격상 투수보다는 타자가 더 맞는 것 같다."

SSG 랜더스 하재훈은 사연이 많은 선수다. 마산용마고 시절 타자로서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줬다.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도전을 선언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이어졌는데,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미국 생활 도중 타자를 포기하고 투수로 전향하기도 했다.

미국 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야쿠르트와 독립리그를 거쳤다. 일본에서도 타자와 투수를 번갈아가면서 했다.

2019년 한국에 돌아왔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았다. 선수 본인은 타자로 활약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당시 팀을 이끌던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의 투수 재능을 눈여겨봤다. 강력한 구위에 반해 그를 곧바로 마무리 투수로 활용했고, 하재훈은 36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왕이 됐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팠다. 부상에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그렇게 2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그리고 그의 도전은 다시 타자였다.

그 재능은 어디 가지 않았다. 19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처음 콜업이 됐다. 선발로 나선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는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타자 전향 후 KBO리그에서 친 첫 홈런이었다.

하지만 하재훈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거만함의 표현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그는 "첫 홈런이라 기쁘기는 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첫 홈런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칠 더 많은 홈런과 안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재훈은 이제 투수로서의 자신을 잊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세이브왕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는 홈런왕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내 성격상 투수보다는 타자가 맞다. 타자는 자신의 퍼포먼스로, 바로 희열을 느낄 수 있어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