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내 여자프로축구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침체된 축구계의 부흥을 이끌 '빅네임'이 찾아왔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지메시' 지소연(31)이 수원FC 위민에 입단하며 WK리그에 첫 발을 디뎠다.
지소연은 오주중-동산정보산업고-한양여대를 거쳐 19살에 프로데뷔해 20대를 모두 해외에서 보낸 뒤 데뷔 12년만에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입성했다. WK리그가 맞이한 사실상 첫 '월클'(월드클래스)이다. 이로써 수원FC는 '코리안 메시' 이승우와 '지메시' 지소연을 동시에 품게 됐다.
지소연은 구단을 통해 "수원FC 위민으로 첫 WK리그 생활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를 닮았다 하여 '지메시'로 불린 지소연은 2006년 15세 나이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 기록을 보유했다. 유소년 월드컵 포함 통산 88골(169경기)을 기록하며 남녀를 통틀어 국내 A매치 최다득점 기록도 보유했다.
프로 커리어도 탄탄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 고베에서 뛰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잉글랜드 첼시 위민에서 8년간 활약했다. 첼시 위민의 대체불가 간판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해 2017년 잉글랜드 1부리그인 WSL(위민스 슈퍼리그) 우승과 2021년 유럽 위민스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끌었다. 올시즌엔 팀이 맨유 위민을 꺾고 FA컵에서 우승하는 데 일조했다.
이번여름 첼시 위민과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첼시측은 계약 연장을 바랐다. 미국 3~4팀에서도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지소연은 "나의 마음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WK리그행을 전격적으로 택했다.
지소연의 결심에는 더 늦기 전에 국내 축구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과 2023년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월드컵은 내년 7월부터 8월까지 열린다. 1년 남짓 수원FC 위민에서 몸을 만들며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거다.
WK리그는 '지메시 붐'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소연의 가세로 수원FC 위민이 '강호' 인천현대제철과 경주한수원 등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시즌 10라운드 현재 수원FC 위민은 4승3무3패 승점 15점으로 8개팀 중 4위를 달린다.
지소연은 오는 26일 수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릴 보은상무와의 WK리그 경기에서 입단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WK리그 데뷔전은 이르면 7월4일에 열릴 16라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