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이 다음 시즌도 스페인 1부 무대에서 뛴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요르카는 23일(한국시각) 스페인 팜플로나의 에스타디오 엘 사다르에서 열린 오사수나와의 2021~20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마요르카는 올 시즌 10승9무19패(승점 39)를 기록했다. 카디스(8승15무15패)와 승점이 39점으로 같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 최종 16위가 됐다.
이강인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아기레 감독은 네 장의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하지만 끝내 이강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팀의 잔류를 지켜봤다.
이강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10년 정든 발렌시아를 떠났다. 마요르카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그는 초반 적응기를 거쳐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9월에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마요르카 데뷔골을 폭발하기도 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 '이강인은 차별화된 선수다. 마법사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022년 기류가 바뀌었다. 코로나19 변수를 겪은 뒤 중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1월3일 FC바르셀로나전 이후 리그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그는 3월 A매치 휴식기 직전 치른 에스파뇰전에서 10경기 만에 리그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은 새 사령탑 체제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마요르카는 지난 3월 루이스 가르시아 플라사 감독을 해임하고 아기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강인은 지난 4월 아기레 감독에게 훈련 태도를 인정 받았다. 선발로 나섰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 30경기에 나섰지만 1409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1골-2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비시즌은 이강인에게 매우 중요하다. 일각에선 이강인이 더 많은 시간 출전을 위해 팀을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실제로 이강인은 강등권 팀에서도 핵심으로 뛰지 못했다.
일단 이강인은 한 차례 기회를 잡았다. 그는 황선홍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격한다. 황 감독은 "이강인은 측면보다 처진 스트라이커나 중앙 미드필더가 어울리지 않나 생각한다. 가능한 중앙에 배치할 생각이다. 프리롤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수비는 조직적으로 해야한다. 공격만 하고 수비는 등한시하는 반쪽자리 선수가 되면 안 된다. 그런 부분들을 소통과 교감을 통해 이강인과 잘 맞춰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3년 전 폴란드에서 열린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의 재능을 전 세계에 마음껏 뽐냈다. 이강인은 비시즌 첫 대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다시 선보일 수 있다. 이를 발판 삼아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