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정 여왕'이 탄생했다. 김인혜(12기 A2 32세)가 2022시즌 경정여왕에 등극했다.
김인혜는 지난 18일 미사리경정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정여왕전 특별경정에서 코스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빠른 스타트에 이은 휘감기로 쟁쟁한 타 선수들을 뒤로하고 당당히 큰 경기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치했다.
올 시즌 1회차부터 19회차까지 여자선수 성적상위 6명(손지영, 안지민, 박정아, 김인혜, 이지수, 김지현)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많은 고객들과 전문가 대다수가 예측한 관록과 1코스의 이점이 있는 손지영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성적순에 의한 정번 배정에 따라 4코스에 배정받은 김인혜는 출전선수 중 가장 빠른 0.15초의 스타트에 이은 1턴에서의 과감한 휘감기 승부를 펼쳐 선두로 나선 후 순위를 유지하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보상 받는 순간이었다.
그 뒤를 따른 이지수(3기 A2 42세)는 1주회 1턴 마크에서 예상치 못한 휘감아찌르기를 성공하며 상위권으로 올라섰고 마지막까지 선배기수의 자존심을 세우며 2위로 골인했다. 11기를 대표하는 김지현(A2 35세)은 후미그룹과의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겨내고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자 김인혜의 그간 선수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신인 첫 해(2013년)에는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며 3착 2회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운동선수(실업여자축구) 출신으로 승부욕이 남달랐던 김인혜는 이듬해인 2014시즌 1착 4회, 2착 9회, 3착 9회를 기록하며 경주에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후 한 시즌 개인 최고성적을 기록한 2018시즌에는 1착 24회, 2착 19회, 3착 17회의 성적을 올렸고 2019시즌에도 1착 18회, 2착 19회, 3착 10회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올해 18회차 1일차 8경주(5월 4일)에서는 휘감기로 1승을 쌓으며 경정 입문 10년 만에 개인통산 100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동기생 중에는 경정 최강자 중 한 명인 조성인과 꾸준히 A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류석현, 한성근 선수가 12기를 대표하는 트로이카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김인혜 또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고객들 사이에서 잔잔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보다 더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곽코스에서의 입상률 향상과 인코스에서의 빠른 스타트에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일정한 스타트타임을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감각훈련과 스타트 이후 1턴에서의 전법을 앞세운 과감성을 키운다면 여자를 대표하는 선수로 팬들에게 인식될 것이다.
우승트로피와 함께 5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쥔 김인혜는 시상식에서 "아직 우승한 것이 실감이 안난다. 이끌어준 선배 여자선수들이 있었기에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서범 경정코리아 분석위원은 "김인혜는 남자선수 못지않은 피지컬과 승부근성, 거기에 경주흐름에 맞는 대처능력이 뛰어난 선수인 만큼 여자선수를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선수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