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프로 데뷔 후 최초로 메이저대회에서 기권했다.
교통사고 후유증 탓이다. 끝까지 대회를 치르려고 했지만 끝내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복귀해 두 번째 참가 대회인 PGA 챔피언십.
22일(한국시각)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컨트리클럽(파70·755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7개, 트리플 보기 1개로 9오버파 79타를 기록한 뒤 대회를 기권했다.
사흘 합계 12오버파 222타 공동 76위.
1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공동 99위에 그쳤던 우즈는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공동 53위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교통사고 이후 참가한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지만 완주는 하지 못했다.
2라운드 종료 후 "다리가 몹시 아프다"고 힘들어 한 우즈는 3라운드에서 최악의 컨디션 속에 힘겨운 라운드를 이어갔다.
2번 홀(파4)에서 티샷이 물에 빠져 보기를 기록한 우즈는 6번 홀(파3)에서 또다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7번 홀(파4)에서 보기를 추가한 그는 9번∼13번 홀에선 4연속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즈는 3라운드를 마친 뒤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좋은 샷을 치지 못해 좋지 못한 스코어를 기록했다"며 실망스러워 했다.
동료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찬사를 보냈다.
우즈와 함께 1·2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경기를 치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우즈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강인하다. 그는 진정한 프로다. 내가 만약 우즈였다면 2라운드 후 집으로 가는 것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는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3라운드에서 우즈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치른 숀 노리스(남아공) 역시 "안타깝다"면서도 "우즈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줬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