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 결혼은 필수, 이혼은 스펙이 됐다. 결혼과 이혼, 심지어는 적나라한 부부싸움까지도 쇼의 제물이 되는 '부부예능' 다양화 시대.
최근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프로그램이 줄을 이으며 혼자 사는 사람들, 돌아온 싱글을 포함해 이제는 이혼했던 부부들을 재회하게 하는 '우리 이혼했어요'까지 등장하고 있다. 사생활을 직접적으로 대중에게 드러내며 자극적, 더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결혼과 이혼, 부부싸움 역시 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됐다. 과거에는 지켜야 할 사생활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방송을 위해 가감없이 드러내야 할 부분이 된 이들의 '삶'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동시에 불편함까지 주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손담비와 이규혁, 박군과 한영 등은 최근 결혼 과정과 신혼 생활을 방송을 통해 공개 중이다. 각각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과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과감히 과정을 공개했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부터 방송에 서로의 모습을 노출하고, 이에 더해 결혼식 과정을 중계하는 모습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진 예능 패턴. 여기에 이들은 프러포즈 모습 등을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김준호는 김지민과의 열애 사실을 공개한 뒤 재혼에 대한 의지까지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그가 출연 중인 '돌싱포맨'을 통한 결혼 과정 중계가 당연할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하는 바. 결혼에 이어 재혼까지도 방송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신혼 생활과 결혼 등은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패턴이지만, 요즘 예능계는 조금 더 과감해졌다. 이들 부부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과 동시에 부부 사이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내고 솔루션을 받는 프로그램들까지 등장하게 된 것.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하더라도 공개하고 밝히기 어려웠던 영역인 부부 싸움을 대중들에게 적나라하게 내보인다는 점에서 '요즘 예능'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흥미와 당황이 함께 섞인 모양새다.
TV CHOSUN은 이미 '아내의 맛'으로 함소원, 진화 부부의 불화를 공개했고 이에 더해 '우리 이혼했어요'를 공개하며 이혼했던 커플들까지 카메라 앞으로 모았다. 이들이 이혼을 하게 된 과정과 서로를 이해해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로 다가오기 충분했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시즌2에서는 지연수와 일라이, 나한일과 유혜영 등의 사연이 공개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뤄내고 있다. 화제성 면에서도 단연 독보적이다.
여기에 MBC도 자녀의 성문제를 다뤘던 '오은영 리포트'를 재정비해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16일 첫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자녀 양육 전문가인 오은영 정신건강의학박사가 부부의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프로그램. 이 방송에는 안무가 배윤정과 서경환 부부가 출연해 서로의 대화에 대한 솔루션을 찾았다. 그러나 2회 예고에서는 적나라한 갈등이 드러날 예정이라 시선을 모은다. '살림남'을 통해 한 차례 인기를 끈 바 있던 김승현의 부모 김언중, 백옥자가 등장해 서로에게 적나라한 욕설을 뱉고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들이 공개되며 우려를 키운 것. "병X, 씨X" 등의 욕설이 등장했고, 백옥자가 화가 나 김언중을 핸드백으로 때리는 모습도 등장하며 자극적인 예고편의 정석을 보여줬다. 원인을 찾고 솔루션을 내리는 모습이 공개되기야 하겠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자극적"이라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부부 예능은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라는 점에서 시청률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좋은 주제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부부 예능에 더해 자극적인 일화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우려의 시선들도 놓을 수 없다. 한 예능 PD는 스포츠조선에 "사생활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인 만큼 접근방식에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쓴소리를 전했다.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지만, 마라맛을 가미한 부부 예능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꾸준히 등장할 예정이다. OTT 플랫폼 티빙은 새 예능프로그램인 '결혼과 이혼 사이'를 오는 20일부터 공개한다. 현재 이혼을 고민 중인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위기에 봉착해 있는 부부들의 속사정이 여과없이 공개될 예정. 앞서 이혼과 재혼을 경험한 김구라가 아들 MC그리와 함꼐 MC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