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된 서스펜스 멜로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의 박찬욱 감독이 탄생시킨 독창적인 여성 캐릭터 계보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먼저,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이영애)는 스무 살에 죄를 짓고 들어간 감옥에서 뛰어난 미모와 모범적인 수감생활로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얻게 되는 인물이다. 이영애는 13년간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는 순간 숨겨왔던 복수 계획을 펼치는 금자 역할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여 뜨거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박쥐'에서 억눌렸던 욕망을 일깨워준 신부(송강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 태주는 순수함과 잔혹함을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김옥빈의 개성이 돋보이는 열연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강렬함을 선사했다.
'아가씨'의 귀족 아가씨 히데코와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 역시 김민희와 김태리의 상반된 매력이 만나 발산하는 매혹적인 시너지로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이처럼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색다른 설정으로 사랑받은 박찬욱 감독의 여성 캐릭터들에 이어 '헤어질 결심'에서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행보를 보여줄 서래(탕웨이)를 향한 관객들의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는 자신을 의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을 망설임 없이 대하는 인물이다. 예상치 못한 표현과 답변으로 상대를 당황케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태연하고 꼿꼿한 태도를 잃지 않는 서래는 무엇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단 한순간도 정답을 내릴 수 없게 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 예정이다.
이에 '헤어질 결심'을 통해 11년 만에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탕웨이는 한층 짙어진 눈빛과 독보적인 아우라로 대담하고 비밀스러운 서래의 매력을 촘촘하게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렇듯 박찬욱 감독만의 또 다른 독보적 여성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하는 '헤어질 결심'은 전에 없던 새로운 재미로 극장가를 매료시킬 전망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탕웨이, 박해일이 출연했고 '아가씨' '스토커' '박쥐'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6월 29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