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전날 피렐라에게 내준 홈스틸에 아쉬움을 표했다.
수베로 감독은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6차전에 앞서 전날 9회 피렐라의 홈스틸로 내준 추가 실점을 아쉬워했다.
질문을 받자 그의 입에서는 바로 "터크먼" 이름이 나왔다. 지난 14일 대전 롯데전에서 리터치 확인 상황에서 2루를 훔쳤지만 오심으로 1루에 돌아가야 했던 쓰린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수베로 감독은 "피렐라가 3루주자 피렐라가 홈으로 쇄도함으로써 주현상을 신경 쓰이게 했다. 다른 제스처를 하면 어필 상황이 소멸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필 플레이에서 좋은 타이밍 뛰어 세이프가 됐다"고 상대 선수를 칭찬했다.
18일 대전 한화전, 강민호의 동점타와 오재일의 역전희생타로 4-3으로 뒤집은 9회초 2사 2,3루. 3루주자 김동엽의 리터치가 빨랐다고 생각한 한화 투수 주현상이 어필플레이를 위해 뒤늦게 마운드에서 발을 빼고 3루에 공을 던지는 사이 3루에 있던 피렐라는 전광석화 처럼 홈으로 쇄도했다. 만약 3루가 아닌 홈으로 던졌다면 아웃이 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이 경우 넥스트 플레이로 인정돼 리터치에 대한 어필 플레이는 소멸된다. 비디오 판독도 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정 상의 함정을 노린 피렐라의 적극적이고 영리한 주루플레이였다.
한화의 항의에 심판진이 논의를 했지만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뒤이어 김동엽의 리터치에 대한 비디오판독이 이어졌고,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한화 입장에서는 게도 구럭도 모두 잃었던 순간이었다.
피렐라의 재치 넘치는 주루플레이. 수베로 감독이 모를 리 없었다. 심지어 메이저리그의 고급 플레이를 참고해 "우리도 해보자"고 했던 바로 그 플레이.
실제 불과 나흘 전 터크먼이 시도했다. 유사한 리터치 어필 상황에 2루를 훔쳤지만 오심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이었다.
터크먼은 1루에 돌아갔고 하필 노시환의 안타가 터졌다. 오심이 아니었다면 득점타가 될 수 있었던 장면. 이날 한화는 롯데에 4대8로 역전패하며 9연패를 당했다.
한화로선 두고두고 아팠던 오심의 쓰라린 기억. 유사 상황을 삼성 피렐라에게 당하고 말았다. 사령탑으로선 더욱 속이 쓰렸던 장면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