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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길 잘했네' 9연패→2연승, 3941명 찐팬 웃게한 KIA 출신 이적생 듀오의 투타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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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9연패를 가까스로 탈출하며 한 주를 마쳤던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어려운 시즌 초반이다. 손에 쥔 카드가 많지 않다. 외인 투수 킹험 카펜터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 설상가상 지난해 14승 토종에이스 김민우마저 부진하다. 로테이션 꾸리기도 어렵다.

주중의 출발인 17일 대전 삼성전. 남지민 자리에 불펜에서 활약중이던 이적생 이민우를 선발 예고했다.

일전에 "장시환 처럼 전력피칭 하는 불펜이 더 어울리는 투수"라고 평가했던 투수. 이민우 선발 투입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수베로 감독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팀을 위한 결정이었다. 선발진이 넉넉치 못한 상황이다. '불펜이 어울리는 투수'라는 생각은 변함은 없다. 희망적으로 3,4이닝 정도를 막아주길 기대한다. 5이닝이면 베스트다."

이민우는 수베로 감독이 원하는 바로 그 모습을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에서 펼쳐냈다.

5이닝 72구를 던지며 4안타 무4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4대3 승리를 이끌며 시즌 첫 승리를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최고 148㎞의 패스트볼과 최고 144㎞의 날카로운 커터와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를 보더라인에 찔러넣었다. 구자욱에 오재일까지 복귀하며 파워가 생긴 삼성 타자들 조차 이민우의 구위와 깜짝 제구력에 정타를 쉽게 맞히지 못했다.

이민우는 0-0이던 4회 2사 후 오재일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이원석에게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실점.

하지만 한화는 곧바로 4회말 하주석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민우는 2-1로 앞선 6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수베로 감독이 말한 맥시멈 퍼포먼스를 보여준 셈. 팀이 어려울 때 펼친 오아시스 같은 활약이었다.

이민호와 함께 KIA에서 함께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진영은 쐐기 득점의 발판과 쐐기 홈런으로 타선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2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던 우타자. 2-1로 앞선 7회말 선두 8번 원혁재 타석에 좌완 이재익이 마운드에 오르자 대타로 타석에 섰다. 4구째 139㎞ 투심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 우익선상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이진영은 박정현의 희생번트 때 상대 실책을 틈 타 홈을 밟았다. 3-1을 만드는 소중한 추가 득점. 삼성이 경기 막판 역전의 명수임을 감안하면 결정적인 2루타와 득점이었다.

이진영은 3-1로 앞선 8회말 2사 후 쐐기 솔로홈런을 날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이적 후 2번째 홈런이었다. 삼성이 9회 오재일의 2타점 적시타로 1점 차까지 추격한 점을 감안하면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이민우와 이진영은 지난달 23일 투수 김도현(개명 전 김이환)와 2대1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 두 선수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하며 벤치가 가슴을 쓸어내린 날.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연승을 염원했던 3941명의 '찐팬'들을 환호할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뉴 페이스 듀오였다.

KIA 출신 두 선수가 투-타에서 맹활약한 날. 한화는 9연패 후 연승을 달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