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치가 그려질 때마다 새 역사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민 거포' 박병호(36·KT 위즈)가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박병호는 1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결승 스리런포를 치면서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1-1 동점이던 6회초 1사 1, 2루에서 KIA 선발 투수 한승혁이 뿌린 몸쪽 높은 코스의 139㎞ 포크볼을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2호포이자 11일 KIA전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 KBO리그 통산 홈런 기록은 339개로 늘어났다.
박병호는 11일 KIA전 홈런으로 통산 338홈런으로 이호준(은퇴)을 밀어내고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단독 7위에 올랐다. 개막 첫 달인 4월 5홈런으로 출발한 박병호는 5월 초반부터 6개의 홈런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스스로 "몰아쳤을 뿐"이라고 최근 페이스를 덤덤하게 말할 정도. 하지만 통산 홈런 6위 장종훈(은퇴·340개)을 비롯해 5위 최형우(KIA·342개)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최근 속도라면 곧 이들을 추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불과 하루 만에 또 아치를 그리면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박병호가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3년 총액 30억원의 FA계약을 할 때만 해도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최근 두 시즌 간 손목 통증 여파 속에 홈런 숫자가 완만한 하락세였던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지난해 총 홈런 수(20)를 개막 한 달여 만에 절반 이상 채우면서 이런 우려는 눈 녹듯 사라졌다.
최근 페이스면 박병호가 5위 이상의 기록도 노려볼 만하다. 양준혁(은퇴)과 이대호(롯데 자이언츠·354개)가 통산 홈런 공동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최근 홈런 생산 속도라면 곧 이승엽(은퇴·467개·1위)과 최 정(SSG 랜더스·406개·2위)의 이름 아래까지 도달하길 기대할 만하다. "3년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은퇴 전 400홈런은 쳐보고 싶다"는 박병호의 바램과도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