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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인수 깃발 올린 '포스트 오리온' 시급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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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본 게임은 이제부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매각 깃발이 올랐다. 데이원자산운용(대우조선해양건설 자회자)에 구단을 매각키로하고 협상을 추진해 온 오리온은 11일 "데이원자산운용과 연고지 고양시 유지,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 전원 승계 등을 골자로 하는 프로농구단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스포츠조선 4월 27일 단독보도>

이로써 농구 '오리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데이원자산운용이 재창단 신생팀으로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제모습을 갖추기까지 짚고 가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한국농구연맹(KBL) 승인과,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이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데이원자산운용과 오리온 측은 지난 11일 공식 발표 직후 KBL을 방문,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KBL은 연맹 규정에 따라 단장단 이사회를 거쳐 구단주로 구성되는 총회에서 '4분의3' 동의을 얻어야 정식 회원 구단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포스트 오리온'은 당초 6월 1일 출범 예정이었으나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농구단 업무를 전담할 인적 조직(사무국)을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허 재 전 KCC 감독이 최고책임자로 정해졌을 뿐 천정열 고문, 정경호 단장 내정자 등은 정식 발령을 받지 않은 상태다. 기존 오리온 구단 사무국 직원(5명)의 고용 승계 의사를 먼저 청취한 뒤 사무국을 꾸리려면 시일이 걸린다. 데이원자산운용은 12일부터 내부 회의를 갖고 오리온 구단 현장 실사, 업무 인수인계 협의를 시작했다.

이는 더 시급한 FA 협상과도 맞물려 있다. FA 시장은 11일부터 열렸다. 이른바 '먼저 낚아채는 사람이 임자'가 되는 자율 협상이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허 재 최고책임자는 오는 15일까지 외딴섬에서 종편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원자산운용 관계자는 "허 최고책임자와 전화 연락을 통해 회의하고 있다. 단장 내정자를 비롯, 다른 관계사에 농구단 업무를 아는 인력도 있다"면서 "이들 인력을 활용하고 오리온 사무국의 조언을 받을 예정이다. FA 협상에 다소 늦게 뛰어들더라도 큰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FA 시장에서는 '포스트 오리온'이 최종 승인을 받을 때까지 오리온이 계약서 사인의 주최가 되고 이후 승계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는 게 KBL의 설명이다.

신생팀 초대 감독 등 코칭스태프 구성도 급선무다. 현재 김승기 KGC 감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코치, 지원스태프는 소문만 무성하다. 특히 오리온 구단은 양도 협상 과정에서 '오리온 레전드' 김병철 코치를 승계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포스트 오리온'이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양수도 계약 조건 상 전원 승계 대상이 선수단-사무국 직원으로 한정돼 있다.

결국 '포스트 오리온'은 허 최고책임자가 방송 스케줄을 마치고, 감독 선임이 확정된 뒤에야 본격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