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위기의 남자' 글렌 스파크맨(롯데 자이언츠)이 11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6번째 선발등판에 나선다.
입단 전 1선발 후보로까지 각광받던 스파크맨의 현실은 참담하다.
당초 레일리 스타일의 투수로 평가되던 팀동료 찰리 반즈는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다승 1위(5승) 평균자책점 1.40으로 리그 최고의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다.
반면 스파크맨은 입국 전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불운이 따랐다. 이어 캠프 도중 부상으로 이탈, 개막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뒤늦게 선발투수로 합류했지만,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커녕 6이닝을 풀로 던진 적도 한번도 없다. 올시즌 총 17이닝, 평균자책점 7.94. 오해로 인한 사구 논란. 어린이날 0이닝 6실점의 역대급 난타까지. '명분'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 투수 중 상당수는 미국 시절 불펜으로 뛰다 한국에서 선발 보직에 적응한다. 하지만 스파크맨은 미국에서도 꾸준히 선발로만 뛰었다. 마이너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캔자시스티 로열스에서도 2018년 3번, 2019년 23번, 2020년 4번의 선발등판을 경험한 투수다. '1선발 후보'로 각광받은 이유다. 하지만 현재까진 부상으로 퇴출됐던 일본 시절의 악몽에 발목을 잡히는 분위기다.
특히 5월 5일 어린이날 경기는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퇴출 여론까지 떠올랐다. 박병호에게 허용한 만루홈런 포함 5안타 2볼넷 1사구, 외국인 선발투수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채 6실점하고 교체됐다. KBO 역사상 '0아웃 강판' 2위, 롯데 역사상 1위라는 불명예까지 따라붙었다.
초반 난조를 겪더라도 가능한 긴 이닝을 책임져야하는 선발투수의 책임감이 보이지 않았다. 스파크맨으로 인해 나균안 서준원 등 롱맨들의 피로도도 시즌초부터 급속도로 높아졌다.
스파크맨은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날 상대는 NC 다이노스다.
6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다. 갓 복귀한 박민우와 이명기는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고, 권희동은 부상으로 다시 말소됐다. 어린 타자들 위주의 강제 리빌딩을 겪고 있다.
연패를 끊어야하는 NC는 스파크맨과 맞설 송명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송명기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팀의 승리를 따냈고, 이후 다소 기복은 있지만 꾸준히 좋은 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직전 등판인 어린이날 삼성전(5⅓이닝 4실점)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다가 6회 난타당한 경기였다.
4연패를 끊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롯데의 흐름을 스파크맨이 이어갈 수 있을까. 혹은 이날 NC전마저 기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일까.
롯데와 NC는 이날 오후 6시 30분,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