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가 가진 것을 보여 드린다면 충분히 신인왕 후보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말투. 신인의 패기 속에 여유와 자신감이 보였다.
한화 이글스의 1차지명 신인 투수 문동주가 드디어 1군에 콜업돼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밟았다. 문동주는 9일 엔트리 교체 때 정우람과 함께 1군에 등록돼 1군 버스를 타고 잠실로 왔다.
올해 입단한 신인 중 최고액인 5억원을 받은 문동주는 최대어로 꼽히면서 신인왕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재활을 하며 다시 시작했고,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을 하며 1군 데뷔가 초읽기에 들어갔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가 건강하다. 2군에서 컨디션이 좋다고 보고받았다"라면서 "2주 정도는 편안한 상황에서 1이닝 정도 던지게 할 것이다. 연투는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기용 방침을 밝혔다.
문동주는 "예상보다 늦게 합류했는데 늦게 한만큼 준비를 열심히 했다. 재활부터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몸상태 100%로 잘 준비해서 올라왔다"면서 "버스로 이동한 것부터 처음이라 어색했는데 신기하고 재밌는 것 같다"라고 1군 데뷔소감을 밝혔다.
문동주는 지난 4월 30일 LG와의 퓨처스리그에 첫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고, 6일 LG전에서도 1이닝 동안 무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없는 것은 긍정적이었지만 볼넷이 나온 점은 아쉬웠다.
문동주는 "8,9개월만에 실전 피칭을 해서 솔직히 실전감각을 걱정했는데 마치 어제 던진 것처럼 편했다. 긴장도 안됐고 편하고 재밌었다"라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공교롭게도 2군에서 던진 2경기가 모두 이번 3연전 상대인 LG전이다. 문동주는 "같은 유니폼이라서 편하지 않을까요"라며 웃음.
데뷔 동기들 중에서 이미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보다 40일 정도 늦게 데뷔하는 문동주는 생각보다 여유를 보였다. "처음엔 다쳐서 마음이 안좋았다. 부담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부담을 느낀 것 같았다"라며 "생각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 몸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재활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늦었지만 신인왕에 대한 도전장을 냈다. "신인왕 후보가 많은 것 같다"는 문동주는 "내가 가진 것을 보여드린다면 충분히 신인왕 후보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선발로 준비를 했던 문동주지만 몸상태를 생각해 불펜 투수로 1군에 데뷔하게 됐다. 문동주는 쿨했다. "투구수 올리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선발을 안한다고 해서 마운드에 안올라가는건 아니지 않나.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도 감사하다"라고 1군 데뷔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화 팬들에게 강인한 인사를 했다. 문동주는 팬들에게 각오를 밝혀달라고 하자 "올해는 불펜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1이닝을 3타자로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4시간 뒤 문동주는 데뷔 무대를 가졌다. 1-5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최고 154㎞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등을 던졌지만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유강남에게서 첫 삼진을 뺏기도 했지만 4안타 1볼넷 4실점을 하고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2아웃만에 내려오고 말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