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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반 중요할 때 쓰겠다" 오승환이 못지킨 승리, 휴식 취한 오재일이 되찾았다 [부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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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재일이 요즘 체력이 좀 떨어져있다. 좀 쉬게 했다가 경기 후반 중요할 때 쓰겠다."

사령탑의 헤아림이 적중했다. 결정적 순간 '50억 거포'의 방망이가 번쩍 했고, 팀은 5연승을 내달렸다.

오재일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연장 10회초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려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최근 5연승을 달렸다. 삼성의 5연승은 지난해 8월 31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9월 4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 이후 246일만이다.

경기전 오재일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강민호가 이틀간 열심히 했다. 체력적인 세이브가 필요하다. 오재일도 체력이 떨어져있다. 좀 쉬고 경기 후반 중요할 때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고전 끝에 승리를 가져가는 그림처럼 보였다.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는 7회까지 108구를 던지는 투혼을 과시하며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7회말 1사 1,3루, 2사 2,3루 거듭되는 위기 속 코치진이 마운드로 올라왔지만, 자신이 상황을 마무리짓겠다고 고집했다. 기어코 안치홍을 삼진 처리한 뒤 뜨겁게 포효했다.

아쉽게도 또한번 불운에 울었다.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이 롯데 김민수에게 동점타를 허용하며 수아레즈의 승리가 날아간 것. 오승환 입장에서도 8회 2사에 등판, 멀티이닝을 책임지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오재일이 10회초 롯데 마무리 최준용을 상대로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KBO리그 55번째로 통산 700타점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다시 한번 오승환에게 기회가 왔고, 사령탑은 오승환을 믿었다. 오승환은 총 44구를 던진 끝에 10회말을 기어코 틀어막으며 돌부처의 진가를 과시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달 롯데에게 당한 '홈 3연전 싹쓸이'의 굴욕을 그대로 돌려줬다. 삼성의 롯데전 스윕은 2018년 7월 10~12일 포항 롯데전 이후 1396일만이다.

경기 후 오재일은 "상대 투수(최준용)가 속구가 좋은 투수가 속구 하나만 노렸다. 생각했던 속구가 실투로 들어왔고, 자신있게 스윙한게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서 기쁘지만, 수아레즈에게 승리를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 다음 등판 때는 꼭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오재일의 타율은 2할4푼. 하지만 여전히 한방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오재일은 "최근 배트 중심에 맞아가고 있다. 시즌 초반보다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어 점차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뜨겁게 다짐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