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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은 이틀 연속 매진, 롯데는 2G 동안 1점. 돌파구가 필요해 [부산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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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부산 야구 열기는 연일 뜨겁다. 사직구장은 2018년 5월 이래 4년만에 이틀 연속 매진됐다. 7일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사직 레트로 나잇' 행사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불꽃놀이에 달아오른 팬심은 이른바 사직 노래방의 흥취를 한껏 뽐냈다.

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롯데 자이언츠의 호성적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건기의 사막마냥 메말랐다.

단독 2위를 달리던 롯데는 5~7일 3연패하며 3위까지 내려앉았다. 승률 차이가 있을 뿐, 공동 4위 LG-키움과는 승차가 같다. 6위 삼성 라이온즈와도 어느덧 2걸음 차이다.

글렌 스파크맨의 '어린이날 참사(0이닝 6실점)'가 있었지만, 올시즌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3.25로 준수하다. SSG 랜더스(3.14) 키움(3.22)에 이은 3위다. 선발(4위)과 구원(2위)의 밸런스도 나쁘지 않다.

이번 삼성과의 주말시리즈 2경기에서도 각각 5점, 4점을 내줬을 뿐이다. 퀄리티스타트(QS)의 기준이 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임을 감안하면, '퀄리티' 있는 경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반즈와 박세웅이 든든하고, 이인복도 제몫을 해주고 있다. 나균안 구승민 최준용을 중심으로 한 불펜도 탄탄하고, 새롭게 김원중까지 가세했다.

팀타율 1위에서 3위까지 내려앉은 타선의 부활이 관건이다. 롯데는 이틀간 안타 10개, 1득점에 그쳤다. '4할 타자(4월 타율 4할2푼5리)' 한동희는 5월 들어 2할5푼(24타수 6안타), 4월 3할5푼6리(90타수 32안타)를 때린 이대호는 1할5푼8리(19타수 3안타)까지 내려앉았다.

두 선수 모두 사이클이 내려올 때가 됐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한꺼번에 부진하다. 이틀간 안타 3개를 때린 선수가 한명도 없다.

특히 지난 겨울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유격수와 우익수 포지션의 성적이 처참할 지경. 이학주는 기대했던 수비력은 보여주고 있지만, 타격은 타율 2할2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544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학주를 밀어낼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박승욱은 타격에서 이학주보다 더 부진하다(1할7푼6리, OPS 0.465). 공격형 카드라는 김민수도 OPS(0.609)는 비슷하고, 수비에선 눈에 띌만큼 차이가 난다.

우익수 포지션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 주요 경쟁자들 중 2할 타자가 한 명도 없다. 고승민은 22경기에 출전, 타율 1할6푼7리(54타수 9안타)를 기록한 뒤 퓨처스로 내려갔다. 고승민과 플래툰에 가깝게 기용된 신인 조세진도 19경기 타율 1할6푼4리(55타수 9안타)다. 신용수는 1할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퓨처스에서 맹타를 휘두른 뒤 고승민 대신 콜업된 추재현은 2경기 7타석 무안타에 그쳤다.

포수 역시 지시완은 홈런 2개를 치긴 했지만, 타율은 1할9푼6리(51타수 10안타), OPS는 0.626에 그쳤다. 정보근은 1할3푼3리(45타수 6안타), 3할대 OPS(0.326)를 기록중이다. 피터스(112타수 24안타, 2할1푼4리 4홈런)처럼 회복세도 아니다.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침체다 보니 사령탑이 라인업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 한동희 이대호 전준우 안치홍 4명을 상위타순에 몰아넣었더니, 하위타선은 말그대로 '쉬는 시간'이 되고 있다. 이는 다시 상위타선을 향한 집중력으로 이어진다.

팀마다 육성과 경쟁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끊임없는 FA 투자를 통해 팀 전체의 클래스를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팀이 있고, 새로운 자원들을 잘 성장시켜 메우는 팀이 있다. 롯데는 후자를 꿈꾸며 유망주를 모으고, 자리를 비웠지다. 하지만 튀어나오는 선수가 없다. 오히려 상대팀 삼성이 이재현-김현준 등 젊은피의 활약으로 2연승을 거뒀다.

'사직구장은 야구 보러가 아니고 노래 부르러 가는 곳'이라는 농담이 있다. 롯데의 멋진 응원을 칭찬하는 얘기가 아니다. 매년 하위권을 맴도는 성적에도 시즌초가 되면 남다른 기대감을 보이며 관중석을 채워주는 팬들의 열정을 칭찬하는 말이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