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가 최악의 일정을 무사히 넘기며, 반등의 동력을 마련했다.
말그대로 지옥의 스케줄이었다. 전북은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베트남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치렀다. 3일 간격으로 6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전북 역시 ACL을 치른 다른 K리그팀들과 마찬가지로 전북 역시 빡빡한 일정 뿐만 아니라 고운 다습한 기후에 고생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이 "선수들이 이상하리만큼 몸이 무겁다"고 토로했을 정도. 다행히 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게 위안이었다. 전북은 H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에 돌아온 전북 앞에는 더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북은 귀국 후 하루 회복, 하루 훈련 후 5일 FC서울과의 10라운드를 치렀다. 조기에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일부 선수들을 조기 귀국시켰지만, 역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경기 중 3명이나 쥐가 나서 쓰러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류재문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박동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대1로 비겼다. 아쉬운 결과기는 하지만, 김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선수들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만큼,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하며 칭찬의 뜻을 전했다.
3일만에 다시 경기가 열렸다. 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11라운드를 치렀다. 인천전은 4월16일부터 3일 간격으로 총 8경기를 치른 '강행군'의 마침표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인천전만 잘 마치면 한숨을 돌릴 수 있는만큼, 정신력으로, 조직력으로 이기자고 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서울전과 비교해 송범근 박진섭 이승기 송민규 문선민, 구스타보, 총 6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그 중 구스타보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은 또 다른 스트라이커 일류첸코를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가 경기 많이 나와서 힘들어하고 있다. 휴식을 줬다. 구스타보에게 책임감을 줬다. 구스타보가 잘 채워줄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최근 6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2위를 지키고 있는 인천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전북은 최상의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김 감독은 적재적소 선수 교체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후반 김 감독이 찍었던 구스타보가 폭발했다. 후반 23분 김보경이 올려준 코너킥을 멋진 헤더로 연결하며 이날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구스타보는 득점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통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북은 막판 인천의 파상공세를 견디며 1대0 승리를 거뒀다. 리그 6경기 무패, ACL을 포함하면 12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최악의 일정을 넘긴 전북은 상위권으로 치고 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선수생활 오래 했지만 3일 간격으로 8경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잘 이겨낸 선수들에 고맙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회복 잘해서 다음 라운드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