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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관중, 짜릿해" 냉철한 에이스의 '찐'포효에 담긴 진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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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나왔다."

데이비드 뷰캐넌의 표정은 밝았다. 6회 위기를 탈출한 직후 토해낸 포효에 대해 묻자 쑥스러운 미소가 흘렀다.

삼성 라이온즈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대1 승리를 따냈다.

선발로 나선 뷰캐넌은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했다. 3-0으로 앞선 5회말, 이학주에게 허용한 1타점 2루타가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어진 1사 3루 위기, 6회 2사 2,3루 위기에서 모두 실점없이 버텨냈다. 정 훈을 삼진 처리하며 6회를 마무리짓는 순간, 뷰캐넌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큰 환호를 내질렀다.

이날 승리로 뷰캐넌은 3년째 미뤄왔던 숙제를 완성했다. 뷰캐넌은 KBO리그에 데뷔한 2020년 이래 2년간 31승(12패)를 따냈다. 지난해 16승으로 다승왕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31번의 승리 중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상대로 거둔 승리는 없었다.

뷰캐넌은 지난달 28일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데 이어 이날 롯데전에서 시즌 3승째를 달성, 데뷔 3년만에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뷰캐넌은 아들 브래들리를 품에 안은채 기분좋은 행복을 만끽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기쁘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부담감보다는 동기부여가 됐나'라는 질문에는 "신경쓰지 않았는데, 모두가 그 얘기를 하더라. 나도 모르게 인지하고 있었다.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달 롯데에게 대구 홈에서 3연패를 당했다. 반대로 롯데의 홈에서 갚아줄 기회가 생겼다. 뷰캐넌은 "어제 원태인 잘 던졌고, 내일 수아레즈야 당연히 잘할 거다. 스윕으로 복수할 때"라며 불타는 열정을 과시했다.

결국 정 훈을 삼진 처리한 6회가 승부처였다. 뷰캐넌은 "주자가 둘이나 있었고, 정 훈은 펀치력이 있는 타자다. 무조건 잡아야했다. 이걸 극복하면 오늘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평소엔 진지하고 차분한 성격인데,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샘솟는다. 특히 오늘 경기는 약간 과열되서 흥분한 상태였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왔다."

뷰캐넌이 한국에 온 뒤로 이날만큼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진 것은 처음이다. 이날 사직은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롯데 팬들이 대다수였지만, 3루 응원단상 앞을 채운 삼성 팬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말이 더 필요없다. 전율이 일었다. 짜릿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