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대체 불가능 토큰)에 눈을 돌리는 패션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별도 제작비가 크게 들지 않고, 제품 이미지를 트렌디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NFT에 익숙한 MZ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의 경우, 웬만한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에이션패션을 전개하는 캐주얼 폴햄(POLHAM)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갤럭시아메타버스와 협력, 코숏 NFT 콜렉션을 최근 발행했다.
코숏 NFT 콜렉션은 코리안숏헤어 고양이의 특징을 폴햄의 일러스트레이팅으로 녹여낸 것이 특징. 캐릭터별 10점을 한정 수량으로 발행가는 원화 기준 5만원에 판매하며, 결제는 이더리움(ETH), 클레이(KLAY)로 가능하다. 해당 작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겐 동일한 아트워크가 들어간 티셔츠도 증정된다.
브랜드 관계자는 "작품을 구매하는 유저들은 SNS와 커뮤니티에서 프로필로 활용하면서 고양이를 좋아하고, 유기묘 보호에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만의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다"며 "작품 판매액은 전액 '한국 고양이 보호협회'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LF의 패션브랜드 헤지스는 자체 가상 인플루언서 캐릭터인 '해수'를 활용한 NFT를 지난 3일 출시했다. 해수는 헤지스 브랜드 전용몰인 '헤지스닷컴'의 마케터로 설정된 가상 캐릭터다. 이번에 선보이는 NFT는 해수와 해수의 친구들이 지난 1년 동안 보여줬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총 365개로 진행된다. 해수의 성장, 첫사랑과 재회, 반려견과 친구들 등 해수의 활동에서 상징적인 순간들이 포함된 총 17개의 이미지로 이뤄져 있다. NFT 마켓플레이스인 메타파이와 협업해 추첨으로 고객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이같은 패션계의 흐름은 이미 전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말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패션 NFT 스타트업 RTFKT를 인수, 관련 시장에 적극 참여할 태세다. RTFKT는 다양한 디자이너·아티스트와 손잡고 디지털 신발 NFT를 만들어온 업체. 지난 2월 디지털 아티스트 푸오셔스와 함께 만든 600종의 가상 스니커즈 NFT는 판매 7분 만에 완판돼 310억 달러 수익을 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패션시장에서 NFT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마케팅의 일환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랜드가 보유한 기존 이미지 등을 활용해 '소극적'으로 진행되곤 한다"이라며 "그러나 향후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RTFKT처럼 가상의 디지털 패션 제품을 내놓는 등 영역의 무한확장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