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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싸움에서도 여유 부린 '원조 악동', 골밑까지 점거한 'MVP' SK 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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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21~2022시즌 최준용(28·서울 SK)은 '진짜'다.

2m 장신포워드 최준용은 일찌감치 대한민국의 농구를 이끌 미래로 꼽혔다. 그는 연세대 시절 유재학 당시 대한민국 농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을 정도다. 유 감독은 최준용을 장신 포인트가드로 실험할 정도로 재능을 높이 샀다.

최준용은 SK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뒤에도 팀의 핵심으로 뛰었다. 주 공격루트인 속공과 미스매치에서 힘을 발휘했다. 다만, 세트 오펜스에서 주특기는 없다는 평가였다. 여기에 코트 밖 '악동' 기질이 문제가 됐다. 그는 2020~2021시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논란을 야기했다. 팬들은 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랬던 최준용이 올 시즌 확실히 달라졌다. 아픔을 딛고 더욱 성숙해졌다. 그는 지난 시즌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14경기 출전 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눈물의 재활 기간을 이겨낸 최준용은 이번 시즌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다. 코트 위에서의 모습도 더욱 진지해졌다는 평가다. 전희철 SK 감독은 진지하게 농구에만 집중하고 있는 최준용의 자세를 높이 샀다.

최준용은 올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28분12초를 뛰며 16점-5.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아 생애 첫 MVP를 거머쥐었다.

포스트시즌에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고양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선 세 경기 평균 28분24초 동안 10.7점-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안양 KGC와의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선 두 경기 평균 33분39초 동안 19점-6리바운드를 폭발했다.

특히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선 3점슛 4개를 포함해 24점-5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97대76 완승에 앞장섰다. 그는 상대 외국인 선수를 앞에 두고 포스트업을 시도하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상대와의 기싸움에서도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3쿼터 중반 KGC의 오마리 스펠맨과 신경전을 벌였다. 스펠맨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러나 최준용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경기 뒤 최준용은 "상대가 'F' 들어간 말을 했다. 받아치면 나도 같이 경고를 받겠다 싶었다. 그런건 경기의 일부라 이해한다. 나도 많이 해봤다"며 웃었다.

이어 "나 자신에게 만족할 건 아닌 것 같다. 아무도 못 막는 선수가 되고 싶긴 하다. 더 노력해야 한다. 3차전은 원정에서 열린다. 더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더 강하게 나가면 된다. 우리는 모두가 준비돼 있다. 잘 놀다오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전 감독은 "최준용이 초반엔 약간 '날리는 농구'를 했다. 그러나 집중할 타이밍엔 집중력 있게 해줬다. 수비, 블록, 발 타이밍 등 집중력이 좋았다. MVP다운 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최준용은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 출격 대기한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