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0년 만에 나온 패배의 기록. 홈을 방문한 팬들의 아픔을 달래줄 건 선수의 진심 가득한 '팬서비스'였다.
LG는 4월 29일부터 5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에서 모두 패배했다.
타선이 롯데 투수진에 꽁꽁 묶이면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3연전 중 첫 두 경기를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린 LG는 1일 라인업을 대폭 수정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그러나 2안타에 그치면서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가운데 수비 실책까지 겹치는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고, 끝내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LG가 롯데를 상대로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한 건 2012년 6월 22~24일 이후 10년 만. 2위였던 LG는 3연패와 함께 5위까지 떨어졌다.
전통의 흥행 대박 매치인 LG와 롯데전. 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야구장 '치맥(치킨+맥주)'과 육성 응원이 허용되면서 3일 동안 잠실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29일 1만 5681명을 시작으로 주말 이틀 동안은 모두 2만명이 넘는 야구팬이 잠실구장을 찾았다.
LG 류지현 감독도 1일 경기를 앞두고 "팬들의 응원 기운이 벤치까지 느껴졌다.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지 못해서 죄송했다.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강한 의지에도 끝내 팬들이 바랐던 1승은 찾아오지 못했다. LG 선수단은 경기 후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섰다.
경기가 끝난 뒤 약 한 시간이 지났지만 잠실 중앙출입구 주차장 쪽에는 여전히 많은 LG팬들이 남아있었다. 이들은 퇴근하는 LG 선수들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격려의 말을 하기도 했다.
LG 선수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 응원해준 팬들에게 답례를 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팬들에게 다가가서 한 명씩 사인을 해줬다.
많은 팬이 남아 있어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선수들은 오랜 시간 남아서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비록 10년 만의 롯데전 스윕패라는 아픔과 허탈함은 남았지만, 야구장을 찾은 LG팬들은 다가가 아낌없는 팬서비스를 한 선수의 모습에 작은 추억 하나는 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