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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행 희망 봤다!" 韓축구,'준우승팀'우크라이나에1대2석패[데플림픽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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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정말 잘 싸웠어. 절대 고개 숙이지마."

대한민국 데플림픽 축구대표팀이 '지난 대회 준우승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석패했다. 김영욱 감독(용인대 코치)은 첫 패배에도 빛나는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을 향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데플림픽 축구대표팀은 1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시립경기장에서 펼쳐진 데플림픽 축구 A조 1차전 우크라이나전에서 1대2로 패했다.

축구대표팀은 2일 오전 7시 열릴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대한민국 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먼저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강호 우크라이나.

국제농아인스포츠위원회(ICSD)는 대회를 앞두고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 선수단 참가를 불허했다. 러시아는 2009년 타이베이 대회 이후 소피아, 삼순 대회에서 3회 연속 종합 1위를 이어온 청각장애인 스포츠 '1강'. 우크라이나는 2005년 멜버른 대회에서 러시아를 이긴 이후 줄곧 종합 2위를 지켜온 장애인 스포츠 강국이다. 전쟁의 포화 속에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열리는 데플림픽 출전을 강행한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전반 초반부터 우크라이나는 강공으로 몰아쳤다. 그러나 사상 첫 메달 역사에 도전하는 한국 역시 호락호락 밀리지 않았다. 전반 10분 한국의 코너킥, 김현섭이 올린 크로스에 이은 김기현의 헤더가 상대 골키퍼 야로슬로프에게 막혔다. 전반 15분 우크라이나 이호르의 슈팅이 튕겨나오자 볼로디미르가 쇄도했다. '고등학생 막내 골키퍼' 김태림이 몸을 던져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전반 19분 한국도 결정적 찬스를 맞았다. '10번 캡틴' 정준영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섰다. 전반 22분 김현섭의 날카로운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34분 깨졌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가 거침없이 쇄도하며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번' 비슈슬라프와 '7번' 볼로디미르의 측면은 빠르고 강했다. 0-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경기는 더 뜨거워졌다. 몸 사리지 않는 양팀의 공방, 옐로카드가 속출했다. 김 감독은 후반 27분 통증을 호소하는 유호찬 대신 김진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골키퍼 김태림의 폭풍선방이 이어졌다. 후반 28분 문전으로 파고드는 샬바의 슈팅을 발끝으로 막아내더니 후반 30분 드미트로의 슈팅 역시 단번에 잡아냈다.

후반 중반 이후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진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밀어부치던 중 후반 34분 드미트로에게 쐐기골을 내준 장면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러나 마지막 휘슬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3분 주장 정준영의 패스를 이어받은 '승부사' 김진규의 발끝이 번쩍 빛났다. '원샷원킬' 만회골이 터졌다. 1대2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영욱 감독은 아쉬워하는 선수들을 향해 "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정말 잘해줬어. 이제 남은 경기 모두 이기면 돼. 절대 고개 숙이지마!"라며 어깨를 두드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잔디 사정이 좋지 않아 롱볼 위주의 전술을 구사했다. 리바운드 볼에서 역습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한 부분, 전반 결정적 찬스에서 골대를 맞힌 상황 등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후반 사이드백 선수(유호찬)의 부상 후 센터백을 사이드로, 포워드를 센터백으로 내리는 전술 변화를 줬다. 교체투입된 김진규 선수가 좋은 골을 넣어줬다. 공격적으로 빠르고 다부진 선수다. 막판 5분 정도 우리 페이스가 왔는데 '성공적으로 졌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팀 조직력이 끈적끈적해졌다. 오늘 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향한 믿음을 표했다.

한국은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5월 2일 오후 10시), '동메달 팀' 이집트(5월 6일 오후 10시), '유럽 강호' 프랑스(5월 9일 오전 2시)를 잇달아 상대한다. '2승1무' 이상, 8강 진출이 1차 목표다. 한국 축구의 데플림픽 역대 최고 성적은 198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회 8강이다. 김 감독은 "오늘 이집트와 프랑스가 1대1로 비겼다. 우리에겐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긴장하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것을 잘 풀어간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날 대한민국의 대회 첫 골을 신고한 공격수 김진규는 "데플림픽에 처음 나와 첫 골을 넣었다. 교체투입되면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간절했던 만회골 순간을 떠올렸다. "져서 아깝지만 이집트, 아르헨티나, 프랑스전 모두 절대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 무조건 8강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위기 때마다 슈퍼세이브를 선보인 '2004년생 막내 골리' 김태림도 입술을 깨물었다. 상대 발에 밟혀 양손이 퉁퉁 부어오른 채 필승 결의를 다졌다. "져서 너무 속상하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더니 "다음 경기는 꼭 승리하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카시아스두술(브라질)=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