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슬픈 소식을 언론이 다룬 방식이 역겹다."
마르코 로제 도르트문트 감독의 일갈이었다. 전 세계 축구계 가장 영향력있는 에이전트 중 하나인 미노 라이올라가 사망했다. 향년 54세. 그의 가족들은 성명서에서 '무한한 슬픔 속에서 그의 사망을 발표한다. 미노는 선수들을 방어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서 끝까지 싸웠다. 우리는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피자 가게 종업원 출신으로 부모님이 운영하는 네덜란드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사업 수완을 지니는 그는 축구계에 투신했고, 결국 전 세계 축구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슈퍼 에이전트로 명성을 떨쳤다.
본인에 소속된 선수를 위해서는 구단과의 마찰과 언론 플레이를 서슴치 않았다. 그의 능력만큼은 탁월했고, 소속된 선수에게 최대 이익을 추구했다.
하지만 그의 사망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탈리아 언론이 먼저 라이올라가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고, 가족과 주변인, 그리고 본인이 직접 등판해 자신의 사망설을 부인하는 일이 있었다. 라이올라는 자신의 SNS에 "현재 건강 상태가 불투명하다. 열받게, 지난 4개월 동안 두번이나 나를 죽이네. 소생할 수도 있다"고 올렸다.
하지만 라이올라는 자신의 폐질환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수많은 이들이 애도했다. 라이올라의 고객이었던 엘링홀란드는 보훔과의 경기에서 그의 인생에서 가장 슬픈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 감독은 경기 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정보에 놀랐다.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지난 몇일간 일어났던 일, 그런 주제가 처리됐던 방식 모두 역겹다"며 "나는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며칠 동안 많은 힘을 얻길 바란다. 슬퍼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