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8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메이저리그 타율 순위를 보자.
규정타석을 넘긴 181명의 타자 가운데 타율이 1할도 안되는 선수가 둘이다. 콜로라도 로키스 2루수 브랜던 로저스가 0.078(51타수 4안타)로 꼴찌, 바로 위에 미네소타 트윈스 1루수 미겔 사노가 0.096(52타수 5안타)로 180위에 랭크돼 있다.
사노의 이름은 국내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 바로 KT 위즈 박병호가 예전 미네소타에 있을 때 동료였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2016년 미네소타에 입단할 당시 사노는 촉망받는 거포 유망주였다. 직전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80경기에서 18홈런을 때리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키 1m93, 몸무게 123㎏의 육중한 체구에서 뿜는 파워가 일품이었다. 박병호와 사노는 같은 우타인데다 포지션도 1루로 대체로 겹쳤다. 둘은 당시 미네소타의 중심타자로 서로 보완하고 경쟁했다. 그해 시즌 초 팀내 홈런 1위를 달리며 잘 나가던 박병호는 6월 이후 부진에 빠지면서 7월 2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부상에서 재활 중이던 사노가 그날 빅리그로 복귀했다.
그랬던 사노는 이후 미네소타의 간판타자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135경기에서 타율 0.223, 30홈런, 75타점을 터뜨렸다. 그러나 여전히 '모 아니면 도'의 타격을 하고 있다. 작년에 삼진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83개였다. 유인구에 잘 속는 유형의 타자다.
시즌 개막 후 3주를 마친 시점이라 타율이 뭐 중요하겠냐마는 1할도 안되는 타율이라면 슬럼프가 길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사노는 이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 결국 결장했다.
사노는 전날 디트로이트전에서 9회말 1사 1,2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는 안타를 쳐 주자 2명이 들어와 미네소타의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상대 우익수의 포구가 예상돼 주자들이 늦게 출발한데다 포수 실책이 나와 사노의 타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올시즌 16경기에서 홈런은 1개를 쳤고, 타점은 3개다. 지난 16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2회 좌월 투런홈런을 친 뒤 대포는 개점휴업 상태다. 출루율 0.226, 장타율 0.154로 OPS가 0.380에 불과하다. 5,6번을 치다 타순이 지금은 8번까지 내려왔다.
사노는 부진하지만, 미네소타는 최근 급상승세를 탔다. 이날 디트로이트를 5대0으로 꺾고 6연승을 달린 미네소타는 10승8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유지했다. 2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2.5경기차로 앞서 있다. 사노가 부활한다면 상승세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