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제는 단념할까.
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의 입국길이 또 다시 가로막혔다.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비자) 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유승준에 대한 비자발급거부는 적법하며, 비자발급으로 얻는 사적이익보다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봤다.
유승준은 2002년 입영통지서를 받은 상황에서 해외공연을 이유로 출국했다. 원칙적으로 입영대상자의 해외출국은 불가능했지만, 유승준이 군 홍보대사로 활약했고 여러 방송프로그램에서 스스로 군입대 의사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주어진 일종의 '특혜'였다. 그러나 유승준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에 정부는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 유승준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분류했다. 재판부는 이런 유승준의 행동이 공익을 해하는 기망행위라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국가기관을 기망하고 편법으로 국외 출국한 뒤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 목적이나 시기의 부당성, 행위나 방법에 비춰봤을 때 대한민국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 또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받은 상황에서 국적을 이탈한 원고의 존재는 최전방 또는 험지에서 목숨을 걸고 많은 고통과 위험을 감수한 대한민국 장병과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과 박탈감을 준다"고 지적했다.
유승준은 비자발겁거부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한 이래 꾸준히 병역기피 목적이 아니었다고 어필해왔지만, 재판부는 유승준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이유가 병역기피가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유승준이 지난 20년 동안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권리만을 주장한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유승준은 법적으로 병역의 의무가 끝나는 40대에 접어든 2015년 8월이 되어서야 F4 비자를 신청했다. F4비자는 영리활동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 논란이 야기된 바 있다. 이에 LA 총영사관은 비자발급을 거부했으나 유승준은 '전례없는 차별'이라며 소송을 이어왔다.
재판부는 "원고는 지난 20년간 스스로 입대를 지원해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국적회복을 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국민에 버금가는 책임을 다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 원고에게 자유로운 출입국 및 체류, 취업, 부동산 취득, 금융, 외국환 거래, 건강보험 적용 권리 등이 포함된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반드시 받아야 할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무엇보다도 유승준이 정말 입국을 하고 싶다면 F4비자가 아닌, 단기방문사증을 받거나 법무부로부터 입국금지조치를 해제받아 대한민국에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승준이 이제는 대한민국 입국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악어의 눈물을 흘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