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KBO리그 투고타저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변화가 아닌 개혁에 가깝다. 103경기를 치른 26일 현재 전체 평균자책점과 타율은 3.48과 0.243이다. 작년 비슷한 시기(101경기)엔 각각 4.52, 0.260이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04, 타율은 0.017이 각각 감소했다. 작년 정규시즌을 통틀은 타율과 평균자책점은 각각 4.44, 0.260이었다.
이걸 긍정적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트라이크존과 같은 야구 규칙, 공인구나 배트 등 장비를 파격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다.
KBO는 올시즌 전 스트라이크존을 야구 규칙에 맞게 정상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기존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규칙에 명시된 대로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실상은 타격시 팔꿈치보다 위쪽으로 높아졌고, 바깥쪽으로도 넓어졌다. 볼넷은 당연히 줄고 삼진은 늘었다. 경기 시간은 짧아지고, 점수도 많이 나지 않는다. KBO가 목표하는 바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이 오락가락하는가 하면 이해하기 힘든 콜도 종종 나온다. 타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NC 다이노스 손아섭,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LG 트윈스 김현수 등이 시즌 초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또 하나는 공인구의 반발계수 문제다. KBO는 2019년부터 공인구 반발계수를 줄여 사용하고 있다. 현재 규정상 반발계수 범위는 0.4034~0.4234다. 범위 내에서 낮든 높든 이를 만족하면 공인구 합격이다. 그런데 지난 달 30일 KBO가 발표한 공인구 반발계수는 0.4061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의 반발계수 0.4190에서 0.0129가 작아졌다. 2019년 이후 반발계수 변동폭이 가장 크다. 반발계수가 0.01 줄면 비거리는 2m 감소한다.
반발계수 조정 직전인 2018년 이후 올해까지 같은 시점의 투타 지수 추이를 보면, 평균자책점은 4.87→4.10→4.68→4.52→3.48, 타율은 0.276→0.260→0.272→0.260→0.243, 홈런은 244→167→191→159→105개다. 수치에서 나타나듯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이들 주요 지표의 변동폭이 올해만큼 큰 적은 없었다.
메이저리그를 보자. 2018년 이후 올해까지 평균자책점은 4.14→4.49→4.44→4.26→3.71, 타율은 0.248→0.252→0.245→0.244→0.231로 변했다. 메이저리그도 올해 투고타저가 유독 심화되기는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공인구 반발계수 시비가 있지만, KBO리그의 급격한 변혁과는 차원이 다르다.
1901년 양대리그 출범 후 평균자책점은 1930년 4.80에서 1931년 4.13으로 0.67 감소한 게 가장 큰 변동폭이었고, 1968년 20팀에서 1969년 24팀으로 늘면서 2.98에서 3.61로 0.63 높아진 사례도 있다. 그래도 평균자책점이 1년새 1.0 이상 높아진 적은 없다.
KBO는 스트라이크존 관련 대책 회의를 필요하면 열겠다고 한다. 프로야구 역사가 41년째다. 뭘 바꾸려 한다면 그라운드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고, 이를 보는 팬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