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파넨카킥', 체코대표팀 미드필더 안토닌 파넨카의 이름에서 따왔다. 페널티킥(PK) 키커가 골키퍼 정면을 향해 느리게 차는 슛을 의미한다. 심장이 강한 선수만 찰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한 경기에서 PK를 두 번 연속 실축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PK는 키커의 득점확률이 상대 골키퍼가 공을 막을 확률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 반드시 득점을 배달해야 하는데 실축했다는 건 팀에 치명상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벤제마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오사수나 원정경기에서 두 차례 PK를 실축했다. 후반 7분과 후반 12분 나란히 PK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 세르히오 에레라에게 막히고 말았다. 다행히 다비드 알바, 아센시오, 루카스 바즈케스의 골로 팀이 3대1 승리를 거뒀지만,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던 벤제마에게는 자존심이 구겨진 경기였다.
당시 벤제마는 "나는 항상 PK를 차지 않는다면 결코 PK를 실축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벤제마는 27일 맨시티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원정 1차전에 선발출전, 0-2로 뒤진 상황에서 추격골을 넣은 뒤 2-4로 뒤진 후반 37분 다시 PK 키커로 나섰다.
앞선 경기에서의 두 차례 PK 실축이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벤제마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파넨카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3대4로 패하긴 했지만, 멀티골을 폭발시킨 벤제마의 자존심과 자신감은 한껏 올라간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벤제마는 "(파넨카킥은) 정신적 자신감이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 많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오사수나전 두 차례 PK 실축했기 때문에 벤제마가 바뀐 것 같다"며 "벤제마는 변했고, 훈련에서 노력했다. 다만 실전에선 어떻게 공을 찰 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