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에 기대가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오랜만의 여행에 들뜬 마음으로 탑승한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치통이 발생하면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나 높은 고도에 밀폐된 공간이라는 항공기의 특성 때문에 신체에 이상 증상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에 치아질환이 있는지 모르고 지내던 사람도 비행기를 타면 기압 변화로 갑작스런 '항공성 치통'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구강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비행기에서 갑자기 치통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비행 중 기내 기압은 지상 기압의 약 75%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압 변화로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만 호소하지만 신체에는 더 많은 변화가 생긴다. 기내 기압이 낮아지면 체내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잇몸에 있는 혈관과 신경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치통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에 치아질환이 없는 사람도 잇몸이 부으면 치아표면의 세균이 잇몸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잇몸의 염증을 방치하면 치아를 둘러싼 치조골을 파괴시켜 치아 발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스케일링으로 치석과 구강 세균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항공성 치통은 충치나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난다. 치아에 금이 가고 충치가 심한 경우 치수염이 발생하는데, 비행기를 타면 급작스럽게 통증이 찾아오는 급성치수염이 유발될 수 있다. 치아 신경에 염증이 생긴 치수염은 기내의 기압변화 영향을 받아 잇몸을 붓게 만들어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비행기 내에서 통증이 심해지면서 염증을 일으킨 치아의 회복이 느려지고 여행 후 치료를 받더라도 심하면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가산 유디치과의원 심학수 대표원장은 "충치나 치수염이 있다면 여행 전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그 공간을 치과 재료로 충전하는 신경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사랑니는 잘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 자리해 충치가 생겨도 방치하기 쉽다. 또한 사랑니 주변에는 칫솔이 잘 닿지 않아 치석이 쌓여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에 사랑니는 평소에 통증이 없더라도 기내 압력이 낮아지면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울러 사랑니에 평소 염증이 있었다면 여행 중 과로로 인해 통증이나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미리 발치하는 것이 좋다.
심학수 대표원장은 "비행기에서 갑작스러운 치통이 생기면 찬물이나 얼음을 머금고 있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여행 가기 전 치과를 방문하여 구강상태를 점검하고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