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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미친X인데도 좋다고"..한수연, '킬힐'로 만난 진짜 인생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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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한수연이 '킬힐'로 시청자들에게 완벽히 각인됐다.

한수연은 25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tvN 수목드라마 '킬힐'(신광호 이준우 극본, 노도철 연출)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킬힐'은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세 여자들의 끝없는 욕망과 처절한 사투, 성공과 질투에 눈 먼 세 여자의 무기 하나 없는 전쟁 드라마. 한수연은 극중 UNI홈쇼핑 사장인 현욱(김재철)의 아내이자 재벌가 막내딸 함신애를 연기했다. 신애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현욱과 쇼윈도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강렬한 소유욕을 지닌 인물. 뿐만 아니라 과거 현욱이 사랑했던 해수(민재)를 죽인 사람이 신애였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반전을 안기기도 했다. 광기어린 집착과 뻔뻔함까지 설득력 있게 표현한 한수연의 연기력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수연에게 '킬힐'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작품이다. 광기어린 집착녀이자 재벌녀를 연기하게 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였지만, 시청자들의 찬사와 응원을 한몸에 받을 정도로 열연해냈다. 4부까지 공개된 대본을 먼저 받았다는 한수연은 후반부에 신애가 이 정도로 폭주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다고. 그는 "4부까지 보고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그녀가 이렇게까지 돌발행동을 할 줄 몰랐다. 이렇게 후반부에 돌변할 줄은 몰랐던 거다. 약간의 갑질과 못된 데도 있고, 어떻게 보면 상냥하고 친절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간 중간 손톱을 잘못 건드려 피가 났다고 바로 따귀가 올라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잘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뒤에 가서는 너무 센 장면들이 많아서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못된 인물은 실제로는 절대 못 될텐데, 이렇게라도 해보니 카타르시스가 있었고 신이 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열심히 하니 반응도 좋아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좋은 반응이 이어지니 한수연을 믿는 작가들의 '믿음'이 드러나기도. 이에 계속해서 장면이 추가되며 신애의 강렬함을 표현할 기회가 수없이 생겨났다. 한수연은 "밥을 먹다가 기모란의 머리채를 잡는 신 등 촬영 전에 추가 대본이 오면서 자극적이고 센 장면들이 생겼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모가 언제 우현 머리채 잡을지 기다리고 있다'거나 '왜 기모란 머리채를 잡냐. 우현 머리채를 잡아야지'라는 댓글들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강렬한 호흡도 워낙 많았다. 김하늘의 뺨을 때리거나 이혜영의 머리채를 잡는 등 선배 배우들과의 연기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촬영하기 전에는 덜덜 떨 정도로 걱정이 많았지만, 촬영에 들어간 뒤에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선배들에게 박수까지 받았다는 한수연이다. 한수연은 "김하늘 선배와 따귀 신을 찍을 때는 드라마 상에서는 첫 대면이었지만, 촬영으로는 세 번째 만남이라 편해졌고 열심히 찍었다. 서로 '재미있게 찍자'고 해서 완성된 장면이라 기억에 남는다"며 "이혜영 선배님도 리딩 때 만나서 많이 예뻐해주셨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후에는 질문도 많이 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좋았다. 스파에서 따귀를 때리는 신이 촬영으로는 처음이었는데, 끝난 뒤에 '신애 브라보!'라고 해주셨다. 그 말 한 마디가 너무 감동이라 편하게 풀어져서 연기했다. 김하늘 선배님도 분장실에서 립스틱 신을 찍고 난 뒤 박수를 쳐주셨고, 김성령 선배님도 좋은 반응을 볼 때마다 '다 사모 얘기야. 되게 잘하더라'라고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도 이어졌다. 한수연은 "이전에도 모든 작품에 애정을 쏟고, 100이 아닌 120을 해내면서 에너지를 내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너무 좋은 피드백을 해주시니 기분이 좋다. 이 안하무인에 시한폭탄 같은 사모, 신애를 너무 좋아해주시고 열광해주셔서 감사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알고리즘으로 제 모습이 뜨면 '왜 나야!'하면서 신기해하면서 봤다. 밑에 댓글도 많이 달리고 사모에 대한 좋은 반응들이 있으니 좋았다. '이 사모 너무 좋다. 미친X인데, 너무 돌아이인데 좋아'라고 하더라. 실시간 라이브톡을 볼 때도 '사모 등판해라. 사모 등장할 때가 제일 재미있다'고 하실 때 얼떨떨하고 감사했다. 사람이 외로울 때 그런 댓글과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받으면 좋잖나. 이번 작품에서도 치열하게 준비해서 만들어냈을 ‹š 좋은 반응을 주셔서 감사했다. 실제로 교회에서도 성가대 활동을 하는데, 그동안 작품에서는 이렇게까지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이번에는 '다 난리가 났다. 주변에서 난리다'라고 해주시니 좋았다"고 말했다.

여성팬들이 많이 생긴 것도 '킬힐'에서의 새로운 수확. 한수연은 "여성 시청자 분들이 훨씬 저를 좋아해주셨다. 통쾌함을 느끼고, 오히려 신애 편을 들어줬다. 신애에게 이입된 분들이 있고, 자신들을 대신해 시원하게 욕을 해주고 지를 때는 지르고 마음껏 하는 신애에게 대리만족을 하더라. 참는 게 미덕이고 '가만히 있으면 반은 간다'는 말을 듣고 살고 있는데, 신애는 그럴 필요도 없이 몸이 먼저 나가잖나. 그럴 수 있는 신애가 시원함을 많이 드린 것 같다. 그래서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왔다. 배우 인생을 통틀어서 나를 이렇게까지 알아주는 댓글이나 DM이 많은 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내가 힘들 때나 공백이 생기거나 작아졌을 때 다시 보면서 힘내자는 마음에 캡처도 해놨다"고 했다.

2006년 데뷔해 데뷔 후 약 16년이 지나고 있는 한수연은 "제가 준비한 연기를 잘 알아주시고, 또 제가 걸어온 길도 알아주시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무명이 좀 길었다. 일 한지 20년이 되어가는데, 그 길을 알아주고 디테일을 알아채주시는 것들이 감사했고 잘 간직하고 있다. 욕해주는 것도 너무 감사하다. '미쳤네. 돌았네'부터 '연기가 미쳤다. 실제 성격 저런 것 아냐?'하는 댓글들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난 '킬힐'은 한수연에게 인생 작, 인생 캐릭터를 안겨줬다고. 한수연은 "감독님들도 그렇고, 신애라는 캐릭터에 애착이 있으셨던 것 같고, 재미있어해주신 것 같다. 때로는 믿어주시고 칭찬해주셔서 신애를 자신감 있게 표현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신애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저에게 '킬힐'은 귀인이 찾아온 느낌이다. 귀인과 같은 작품이다. 배우 한수연을 조금 더 성장시켜주고 더 알려준 작품이다. '이제 떴으면 좋겠다'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