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포르투갈 출신의 히카르도 페레즈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이상주의'를 쫓는 듯 하다.
'부산다운 축구'를 추구하는 나름의 철학으로 결과보다는 늘 내용을 우선적으로 이야기한다. 페레즈 감독은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안양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를 앞두고 "안양과 만나면 재미있는 경기를 펼쳤다. 골도 굉장히 많이 나왔고, 팽팽한 경기를 유지했다. 오늘도 별반 다를 것 없이 경쟁적이고 팽팽한 경기가 예상된다. 안양과는 다른 처지지만 최선을 다해서 잘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내용은 그렇다치고 결과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부산은 안양을 상대로 최근 5경기에서 1무4패로 부진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사실이다. 하지만 안양 감독은 우리가 이길 자격이 있었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승리에 근접한 경기도 많았다."
그의 말은 계속해서 허공을 맴돌았다. 부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2에서 최하위였다. 10경기에서 승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페레즈 감독은 "10경기 중 7경기나 코로나19 상황으로 힘들었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함께 국가대표 선수 2명(김진규 이적, 박민규 임대 복귀)이 떠나면서 전력 공백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6월이 돼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 부산의 주포 안병준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스스로 통증을 느껴 선수 보호차원에서 쉬게 했다.
반면 안양은 부산과는 달리 상위권에서 경쟁 중이었다. 물론 부산에 대한 경계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이우형 안양 감독은 "승률이 높지만 편안한 경기는 없다. 어제도 경남이 서울이랜드 징크스를 깼다. 우리도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승률이 높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신중하게 해 최대한 징크스를 오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없었다. 부산이 이 감독의 바람과 달리 '안양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부산은 이날 강윤구의 시즌 첫 축포를 앞세워 안양에 1대0으로 신승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속에 페레즈 감독의 말대로 흐름은 팽팽했다. 결정적인 위기가 골로 연결되는 대반전이 전반 40분 벌어졌다. 안양은 아코스티의 헤더 패스를 받은 김륜도가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맞았지만 부산 수문장 안준수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역습에서 안양의 골문이 열렸다. 박정인의 패스를 받은 강윤구가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안양은 후반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기회마다 안준수의 철벽방어에 땅을 쳤고, 후반 40분 안드리고의 슈팅도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기다리던 골은 후반 44분 드디어 터졌다. 아코스티의 헤더골이 안양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4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부산은 승점 6점에 머물었지만, 다승에 앞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선두 경쟁에 갈 길 바쁜 안양은 승점 19점으로 4위를 유지했다. 부천FC를 1대0으로 꺾고 1위 자리를 꿰찬 광주FC(승점 25)와의 승점 차는 6점이다. 부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