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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할로웨이 돌발 태업이 망쳤다'…오리온 석패의 충격적인 숨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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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갑자기 안뛴다고 하니…, 짜증났다."

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탄식을 쏟아냈다.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의 돌발 행동 때문이었다.

오리온은 24일 서울 SK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1대86으로 패하며 3연패, 마지막 희망을 살리지 못했다.

2쿼터에 불같은 투혼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한 오리온은 3쿼터 초반 13점 차까지 달아나며 반격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SK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며 다 잡은 듯했던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 나선 강 감독은 의외의 사실을 털어놨다. 핵심 용병 할로웨이가 '돌발 태업'을 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할로웨이는 이날 선발 출전했지만 18분27초밖에 뛰지 않았다. 5득점-7리바운드를 한 뒤 3쿼터 중반부터 내내 벤치를 지켰다. 6강 PO는 물론, 1∼2차전에서도 오리온의 1옵션 용병으로 제몫을 해주던 할로웨이의 그동안 비중을 볼 때 의아스러운 장면이었다.

한데 오리온에게는 뼈아픈 이유가 있었다. 강 감독은 "정말 짜증난다. 할로웨이가 갑자기 경기에 뛰지 않겠다고 했다. 딱히 뚜렷한 이유도 없었다"며 한탄을 금치 못했다.

강 감독이 할로웨이의 돌발 행동에 "왜 그러느냐.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이날 두 팀의 점수 차나 경기 흐름을 보면 할로웨이의 태업이 오리온 패배에 결정타로 작용한 셈이다.

강 감독은 "오늘 국내 선수들은 정말 열심해 해줬다. 잘못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할로웨이가 잘못했을 뿐이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로써 올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하게 된 강 감독은 "사실 우리팀은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 줄부상, 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종현이 빠지면서 높이도 가장 약한 팀이었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준 덕분이다. 6강 진출도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4강까지 오지 않았나"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한 것은 감독으로서 영광이다"며 선수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어 강 감독은 "끝까지 뜨겁게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우승 등 더 좋은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