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본격 발표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경영실적에서는 업종간 뚜렷한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원재료 부담과 업황 부진 영향으로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기업들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유사들의 경우 이어진 고유가에 경제마진 초강세까지 더해지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27일에는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가, 28일에는 LG전자가, 29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콘퍼런스 콜과 함께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이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데다 원유 재고평가이익까지 급등한 덕분에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7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1조2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발표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주력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써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보다 50.3% 증가한 14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전자도 프리미엄 TV,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다 일시적인 특허 수익까지 더해져 1조880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조원 안팎으로 전년 동기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달리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CD 패널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30억원), 직전분기(4776억원)와 비교해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직전분기(1조3000억원)보다 줄어든 6000억원~800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국내 배터리 3사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잠정실적 자료를 통해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1% 줄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1000억원 중반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