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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2000이닝' 리빙 레전드, 그도 손사래 친 꿈의 기록은[SC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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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외국인 투수들이 놀라더라고요(웃음)."

최근 KBO리그 최연소 2000이닝 기록(34세 1개월 13일)을 달성한 '대투수' 양현종을 두고 KIA 타이거즈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닝을 먹고 사는 건 투수의 숙명이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던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데뷔한 친정팀에서 핵심 투수로 거듭나면서 꾸준히 던지며 얻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외인 투수들에게 양현종의 기록은 '부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비단 외국인 투수 뿐만이 아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양현종을 두고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리빙 레전드라고 봐야 한다. 지금처럼 던지면 최소 5년 정도는 더 선발로 뛸 수 있지 않겠나"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양현종이 '송골매' 송진우 전 감독이 갖고 있는 KBO리그 역대 개인 통산 최다 이닝(3003이닝) 기록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IA에서 선발 보직을 맡은 이래 이닝 이터로 거듭난 그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진 바 있다. 이런 투구를 거듭한다면 3000이닝 돌파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에 대해 양현종은 "나도 최근 기사를 보고 계산을 해봤다. 최소 150이닝 씩 7년을 던져야 하더라. 아무래도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앞으로 열심히 한다면 한화 정민철 단장님 기록(2394⅔이닝·통산 2위) 경신 도전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송진우 전 감독님 기록은 정말 꿈의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 외국인 선수들이 2000이닝 기록 달성 뒤 놀라더라. 그런데 이걸 1000이닝 더 던졌다는 건…"이라면서 "아마 외국인 선수들은 거짓말이라고 여길 정도의 말도 안되는 수치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송진우 전 감독님 기록은 정말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어릴 땐 1군 마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선발 보직을 맡은 뒤인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많은 이닝, 경기 수를 가져가고자 했다. 그런 노력이 수치상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2000이닝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기록을 꼭 깨야 한다는 생각보다 꾸준히 마운드에서 던지는 게 내 역할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기록이 나오고, 감격스런 타이틀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팀 퍼스트'를 강조하며 묵묵히 마운드에 서는 양현종이 건강함만 유지한다면 '꿈의 숫자'에 다가가는 날도 분명 찾아올 듯 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