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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방출생의 진심 "우승 반지가 유일한 목표다" [SC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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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우승 반지 낄 수 있다면, 그게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선수가 이런 반전 드라마를 쓸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노경은(38)의 시즌 초반이 엄청나다. 노경은은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 쾌투로 팀의 6대1 승리를 이끌었다.

노경은은 개막 2연전이었던 NC 다이노스전과 그 다음 KIA 타이거즈전, 그리고 삼성전까지 3경기에 나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다승 단독 선두. 3경기 평균자책점이 1.13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투구수 관리를 받는 탓에 6-5-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게 굳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이 선수가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 통보를 받고 테스트를 거쳐 팀에 합류해 이런 성과를 만들어준 걸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개막 10연승 포함, SSG의 초반 돌풍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하나다.

노경은은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웃었다. 이어 "10년 전 10승 할 때도 초반은 좋지 않았다. 올해는 내가 나갈 때마다 득점 지원에 호수비도 많이 나온다. 운이 따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자신을 선택해주고, 배려를 해주는 김원형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방출된 노경은에 가장 먼저 연락을 했고, 3연승 과정에도 세심한 관리를 해주고 있다. 노경은은 "작년 내 방출 기사가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SSG에서 연락이 왔다. 테스트 경기를 보기 위해 감독님께서 직접 강화도에 오셨다. 구속이 147km까지 나오는 걸 보고 '강화도 말고 인천으로 와'라는 농담을 하시며 힘을 실어주셨다. 시즌 시작하고도 상황에 맞춰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관리 아닌 관리를 해주시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칠 수 잇게 해주신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엄청난 기세를 보이고 있지만, 5월이 되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오면 노경은의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 프로 세계니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기회를 잡는 게 맞지만, 두 선수 모두 훌륭한 선발 자원들이고 구단이 수십억원의 비FA 장기 계약으로 투자를 한만큼 이변이 없다면 선발 자리는 이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사실 SSG가 노경은에게 손을 내민 것도 두 사람이 돌아오기 전까지 선발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노경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노경은은 "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주어지는 임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5, 6월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질 거다. 나는 흘러가는대로 따라갈 생각"이라고 말하며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온다고 하니, 오히려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힘이 떨어지면 그 선수들이 자리를 메우면 된다고 생각하니 편하더라. 보직은 감독, 코치님들께서 결정하실 문제다. 중간, 롱릴리프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래서 올해 개인 목표는 없다. 이 좋은 팀에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게 목표라면 목표일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