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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팬이라도 감사해야…" 선수들도 느끼는 위기, 이번엔 달라질까[창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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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명의 팬이라도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NC 다이노스 포수이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인 양의지(35)는 이렇게 말했다.

시즌 초반 KBO리그의 분위기는 침체돼 있다. 3시즌 만에 100% 관중 입장 체제로 출발했으나, 차갑게 식은 야구 열기만 확인하고 있다. 최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NC-키움전에는 774명의 관중이 입장, 올 시즌 최소 관중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 시대 이전 으레 볼 수 있었던 만원 관중은 차치하고, 관중 입장 2만명을 넘긴 경기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

이를 두고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출구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외부 활동에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야구계 안팎에선 단지 코로나19만을 야구 열기 하락의 요인으로 보지 않고 있다. 국제 대회 부진 뿐만 아니라 매 시즌 불거져 온 판정-팬서비스 논란, 일부 선수의 사생활 추문,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피로감이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지금의 인기 하락이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하다.

선수협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긴 마찬가지다. 양의지는 "선수협 회의 때 '한 명의 팬이라도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코로나 시대를 보내면서 (텅 빈 관중석을 보며) 선수들도 깨달은 것이 많다. 비록 만원 관중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을 보며) 선수들 모두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 모두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도 많이 바뀌려고 노력 중"이라며 "경기가 빨라지고, 더 재미있는 경기가 많아지면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까진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조심하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마스크를 벗는 날이 빨리 와 팬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즐기고, (관중석에서) 먹고 응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선수협은 그동안 팬서비스, 사생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귀족 단체'라는 달갑잖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전임 이대호 회장 재임 시절에도 활동비 문제가 불거지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시선이 컸다. 양의지 회장 체제에 접어들면서 선수협은 물밑에서 여러 행보를 펼치고 있으나, 팬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여전히 많다. 최근 야구인 출신 첫 KBO 총재가 탄생하고, 양현종(KIA), 김광현(SSG) 등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선수들이 '팬 퍼스트'를 강조하면서 선수들의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어가는 분위기다. '회장님'의 진심이 과연 선수들의 의식 변화, 나아가 야구 인기 하락의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