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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빅뱅 호감도 상승"…YG, 자신감일까 자기연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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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자신감일까, 자기연민일까.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자사 대표 아티스트인 빅뱅의 인기비결을 분석했다. 빅뱅은 4년 여만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로 멜론 지니 벅스 바이브 플로 등 국내 주요 음원차트 정상을 11일째 지키고 있다. 또 가온차트에서도 디지털, 다운로드, 스트리밍, BGM, 벨소리, 통화연결음 등 6개 부문 1위를 휩쓸었다.

이에 YG는 "음악 시장에 특이점이 왔다. 아티스트의 음악을 직접 검색해 찾아듣는 이들이 다시 늘어났고 팬덤에 국한된 인기를 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비교적 고른 사랑을 받는 1위다운 1위곡이 오랜만에 나왔다는 반응"이라고 자평했다.

또 YG는 유튜브 내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분석결과 '봄여름가을겨울' 리스너는 알고리즘 추천에 의한 유입이 아닌 직접 검색이 약 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빅뱅의 전작과 비교해 화제성과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봤다.

이와 함께 "음악적 영역만 놓고 보면 빅뱅은 세계 무대에서 K팝의 위상을 한단계 도약시킨 그룹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지만 그럼에도 빅뱅은 빅뱅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YG의 자화자찬과 빅뱅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사이의 온도차가 크다. 대다수의 대중은 '왜 빅뱅은 아련한 척을 하느냐'며 퀘스천 마크를 보내고 있다.

사실 빅뱅은 천재지변 등 어쩔 수 없는 외부 사정으로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팀이 아니다. 탑과 지드래곤의 대마초 의혹, 대성의 건물 내 불법 유흥업소 운영 방관 의혹을 비롯해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계속됐고 이제는 팀을 탈퇴한 승리가 '버닝썬 게이트'로 정점을 찍었다. 문제가 없었던 멤버는 오직 태양 뿐이다.

사건과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도 남달랐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을 만한 사건사고를 일으켰을 땐 공식 사과를 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빅뱅은 달랐다. 탑이 대마초 투약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뒤 '꽃길'로 컴백, 외부 시선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대찬 면모를 보였다. 지드래곤은 클럽에서 대마초를 피웠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담배인 줄 알았다"는 변명을 남긴채 군대에 입대했다. 이어진 군생활에서는 꾸준히 '특혜 의혹'이 일며 불편한 시선이 이어졌다.

승리 또한 폭행 마약유통 성범죄 등의 온상으로 지적된 클럽 버닝썬의 실세라는 의혹이 불거지자 결백을 주장했지만 최근 군 재판부는 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승리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한 상태다.

즉 빅뱅의 현재 이미지와 공백기는 안티 세력 등 외부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얘기다. 오직 자신들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일인 만큼, 그것을 감내하는 것 또한 오롯이 빅뱅의 몫이다. 그러나 빅뱅과 YG는 조금은 다른 생각인 듯 하다. 이번 신곡을 통해 빅뱅은 톱 아이돌로 살아오며 느꼈던 소회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동안의 고뇌와 힘듦을 암시하며 '아련한 호소'에 나섰고, YG는 "빅뱅은 빅뱅",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등의 미사여구로 포장에 나섰다.

물론 음악적 영역만 놓고 본다면 빅뱅은 분명 대한민국 음악사에 한 족적을 남긴 팀이다. 힙합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니카 록 R&B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실험적 시도를 거듭한 끝에 높은 음악적 성취도를 보였다. 그러나 '아이돌 가수', '대중문화 가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한 음악적 성과만 놓고 팀을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마약, 성범죄, 폭행, 검경유착 등의 스캔들을 일으킨 멤버들이 과연 청소년들의 '아이돌'이라 할 자격이 있을지, 그들을 둘러싼 스캔들과 잡음을 대중이 불쌍하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사실 미지수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