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다 알고 보는 영화, '뻔한 스토리' 같다.
개막전부터 6연패 뒤 2연승, 다시 3연패. 하위권으로 처진 KT 위즈를 상대로 2승1패 위닝 시리즈를 챙겼던 한화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주중 대구 원정 3연전서 삼성 라이온즈에 스윕패. 내용이 안 좋다. 1차전 0대2 영봉패, 2차전 1대12 대패.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선발 등판한 14일 경기에선, 1회 3점을 내고도 3대8 역전패를 당했다.
투타 동반 부진에 응집력 부족까지, 뭐 하나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다.
지난 3경기에서 4득점, 22실점. 팀 타율 1할6푼에 평균자책점 5.63이다. 이 기간 키움 히어로즈에 3연전 스윕을 당한 NC 다이노스보다 떨어지는 투타 '꼴찌'다.
상승세와 하락세가 이어지는 팀 사이클이 있다고 해도, 올 시즌 한화는 그냥 '야구를 매우 못하는 팀' 정도로 정리가 된다. 지금까지 모습만 놓고 보면 그렇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화를 보면, 연결되는 팀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다. 1승1무15패, 팀 승률이 1할도 안 되는, 6푼2리다. 개막전부터 9연패를 당하더니, 17경기에서 딱 1승을 건졌다. 개막 17경기에서 역대 최저 승률을 찍었다. 14일 현재 센트럴리그 1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승차가 무려 17경기다. 14일 주니치 드래곤즈전까지 6연패를 당했는데, 최근 52이닝 동안 적시타가 안 터졌다.
시즌 극초반부터 특정팀이 크게 뒤처지면, 리그 전체가 긴장감을 잃어버린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리그 운영이 어렵다.
한화는 14일 현재 2승9패, 승률 1할8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민폐 구단'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적을 포기하고 팀 리빌딩을 진행한 지난 해보다 퇴행한 거라면 프로 자격이 없다.
최악의 3년 연속 꼴찌는 안 된다.
한화는 주말 LG 트윈스와 홈 3연전이 예정돼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