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가 우리은행을 꺾고 사상 2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 새로운 전성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KB스타즈는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몇대몇으로 승리, 3전 전승으로 지난 2018~2019시즌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반면 4년만에 챔프전에 오른 우리은행은 단일 시즌으로 바뀐 후 챔프전에서 처음으로 패퇴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국내 최고 센터 박지수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역시 국내 최고 슈터인 강이슬까지 영입한 KB는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으며 독보적인 우승 후보로 꼽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주위의 평가가 가장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KB는 프로에서 사령탑 경험이 없는 김완수 감독을 선임,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 퓨처스리그에 아예 나서지 못했고 지난 3월 팀 동료 선가희를 뇌출혈로 떠나 보내며 분위기는 침체될 수 밖에 없었다. 또 시즌 막판 팀의 기둥인 박지수마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다소 불안한 전력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의 압도적인 1위 질주는 그냥 이뤄진게 아니었다. 사상 첫 PO 진출로 기세가 잔뜩 오른 BNK썸을 상대로 2경기 연속으로 잡아낸데 이어, 통합 6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단 한번도 챔프전을 놓친 적이 없으며 베테랑 위성우 감독이 버티고 있는 우리은행마저 셧아웃 시키며 역대 10번째 스윕(3연승)으로 V2를 완성시켰다.
시리즈가 결판날 수 있는 3차전이기에, 1~2차전에 비해 양 팀 선수들의 집중력은 남달랐다. 이 덕에 전반은 남자 농구 수준의 고득점이 나왔다.
KB가 강이슬의 골밑슛과 자유투, 3점포 등을 묶어 7득점을 내자 우리은행은 김정은의 마수걸이 3점포에 이어 박혜진과 김소니아의 연속 골밑슛으로 응수했다. 강이슬이 1쿼터에만 14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이에 맞서 김소니아가 활발한 공간 확보를 통한 골밑슛과 미들슛으로 10득점을 책임지며 1쿼터는 20-20으로 팽팽히 맞섰다.
우리은행은 2쿼터 시작 후 잠시 지역 방어를 서기도 했고, 박지수에 대한 수비를 대부분 박지현 혼자에 맡기며 나름의 변칙적인 전술로 나섰다. 2분 넘게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으며 중반 30-30으로 대등하게 맞서며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PO와 챔프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보여주던 가드 김진희가 수비를 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벤치로 물러나며 우리은행은 플레이에 활기를 잃었다. 그러는 사이 KB는 강이슬 허예은 김민정이 번갈아 골밑을 파고 들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나가며 42-36으로 전반을 마쳤다.
승기를 잡은 KB의 기세는 거칠 것이 없었다. 전반에 공격 시도를 별로 하지 않았던 박지수가 3쿼터 시작 후 1쿼터에 이어 강이슬의 엘리웁 패스를 이어받아 그림같은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이어 강이슬이 3점포 2개를 연속으로 성공시켰고, 허예은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며 계속 스코어를 벌려 나갔다. 우리은행은 김소니아의 개인 돌파에 의존한 골밑슛을 제외하곤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강이슬이 3쿼터 버저비터로 미들슛을 성공시키며 62-44, 18득점까지 점수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4쿼터 시작 후 박지현이 연속 8득점을 꽂아넣었지만, 우리은행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팀의 주 득점원인 김소니아마저 종료 3분 13초를 남기고 파울 아웃, 추격 동력을 잃고 말았다. 데뷔 10년차를 맞는 강이슬이 무려 31득점을 넣으며 본인의 첫 챔피언 반지 획득을 자축했고, 박지수는 21리바운드를 책임지며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 MVP까지 연속으로 차지했다.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