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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4시간 부족한 신태용 인니 감독의 책임감 "희망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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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내가 조금 덜 쉬면 된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52)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그는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A대표팀, 23세 이하(U-23) 대표팀, 20세 이하(U-20) 대표팀까지 총지휘하고 있다.

올해도 쉴 틈이 없다. 그는 1월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준우승을 이끌었다. 5월 동남아시안게임(SEA) 대회,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예선,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12월 스즈키컵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신 감독은 '두려움 없는 도전'을 앞두고 현재 대구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U-20 선수들과 먼저 왔다. 3월 11일에 와 격리 후 훈련해왔다. 그 사이에 U-23 선수들도 합류해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선 전 연령 감독을 겸하고 있다. 내가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서 많이 월반시킬 수 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팀을 더 굳건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18세 선수가 A대표팀에서 두 명이나 뛰고 있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AFF 캘린더 일정을 맞출 수가 없다. 선수들 훈련하고 가르치는 건 힘든 게 하나도 없다. 내가 조금 덜 쉬면 된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2016년부터 불과 3년 사이에 대한민국 U-23, U-20, A대표팀을 차례로 지휘했다. 특히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선 '세계최강' 독일을 제압하는 기적을 쓰기도 했다. 그런 신 감독에게도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는 "2009년 감독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경험했다. 리우올림픽, U-20 월드컵, 러시아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를 다 경험했다. 다 '땜빵'으로 했다. 그렇지만 그 시간들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제 감독으로서 노하우가 축적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내게도 도전이었다. 내가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선수들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신 감독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의 스즈키컵 준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팬 투표 결과에서 '스즈키컵 최고의 감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AFF는 '신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인도네시아 팀을 결승에 올려놓으며 명성을 입증했다. 새로운 얼굴들과 젊은 선수들로 이 같은 성적을 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 무엇보다 경기마다, 경기 중간에도 전술적 유연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의 지휘에 인도네시아 팬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의 SNS 팔로워는 100만명에 달한다. 또 그동안 한류스타들이 찍었던 광고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관심이 높아질수록 신 감독은 자신을 더욱 낮추고 있다. 그는 "박항서 베트남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지만 우리의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가 엄청난 파워를 만들어낸다. 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내가 축구 외에는 할 게 없다. 감독이란 직책은 어디를 가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적을 내지 못하면 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신 감독은 당장 5월 열리는 SEA 대회를 정조준한다. 공교롭게도 개막전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격돌한다. 그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한가. 선수들이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굉장히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나는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려고 한다. 계속해서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