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회사가 전시회를?"
페인트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힙'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업체와 손을 잡고, 기존에 없던 색다른 시도에 발을 들인 것. 기존의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이색적인 체험이나 전시, 굿즈 등을 선보이며 2030 MZ세대를 공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노루페인트는 집콕으로 늘어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에 주목, 국내 유명 전시회와 협업에 나섰다. 전시 공간에 자사 페인트를 시공해 페인팅 인테리어를 고민 중인 소비자가 직접 사전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최근 노루페인트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에서 전시되는 '테레사 프라이타스 사진전'과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노루페인트는 사진전 주제인 '어느 봄날'에 맞춰 파스텔 톤으로 전시 공간을 연출했다. 진열된 작품 80여 점을 플라워 피크닉, 봄의 꿈 등 6가지 섹션으로 구성하고 해당 공간을 올해 트렌드 색상이 접목된 자사 페인트로 꾸몄다.
전시회를 방문한 고객들은 해당 전시 공간을 둘러보며 벽면에 붙은 노루페인트의 컬러코드를 확인, 셀프 인테리어 등에 어떤 색조합이 어울릴 지 살펴볼 수 있다.
노루페인트는 이번 사진전 외에도 롯데월드 그럴싸진관, 할로윈 포토존, 에릭 요한슨 사진전, 예술의 전당 내맘쏙 모두의 그림책전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컬러 공간을 연출해 왔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높아진 셀프 인테리어 등에 대한 관심을 자사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미국 '팬톤'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면서 "아트 콜라보레이션과 같은 이색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4월 패션 브랜드 '크리틱'과 협업해 스트리트 패션 제품을 선보였다. 페인트 캔과 캐릭터 등을 활용한 티셔츠, 스웨트 팬츠, 앞치마, 모자, 가방 등을 제작한 것.
제비스코 역시 지난해 패션 브랜드 '4XR'과 손잡고 레트로 제품들을 내놓은 바 있다. 제비가 등장하는 '흥부전'에서 모티브를 얻어 맨투맨 티셔츠와 에코백을 선보였다. 이마트24와는 제비표 우유와 에이드 등을 선보였는데, 3개월 간 84만개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페인트 회사에 대한 딱딱하고 고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