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전후의 대학 1, 2학년 젊은층이 피부과를 주로 찾는 원인은 단연 여드름과 여드름 흉터 때문이다.
중고교 시절 학업과 입시에 몰두하느라 여드름이 생겨도 제대로 대응할 겨를이 없어 울퉁불퉁한 흉터로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굴에 작은 뾰루지 하나만 생겨도 스트레스인데, 하물며 얼굴에 마구 돋는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에 여드름 흉터가 남으면 그 마음은 어떨까?
한번 생긴 여드름 흉터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대학 학업은 물론 앞으로 취업과 결혼, 직장생활 등 인생의 중요한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고민과 스트레스가 뒤따른다. 오랜 기간 두고두고 속을 썩이는 셈이다.
젊은층의 여드름 흉터는 패이고 튀어나오거나, 피부 결이 거칠고 울퉁불퉁한 유형, 여드름과 흉터가 혼재되는 등 환자마다 깊이와 모양, 병변이 다양하다. 20년 이상 여드름 흉터 치료를 하고 있지만 화상흉터와 여드름 흉터 같은 난치성 흉터는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인내와 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항상 느낀다.
여드름 흉터가 심한 대학 1, 2학년의 젊은 층의 경우 레이저박피가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레이저박피는 과일 껍질을 깎듯 피부 전체를 정교하고 매끈하게 벗겨내는 원리로 빠른 효과와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붉은 기운이 오래가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불가피해 대인관계가 비교적 적고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있는 대학 1,2학년 젊은 층이 선호한다. 역시 사람 만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50~60대 이상에게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넓고 일반적인 여드름 흉터는 피부 속에 딱딱하게 뭉치고 엉킨 흉터 조직을 부드럽게 풀어주어야 한다. 미세 분획레이저인 울트라펄스 앙코르레이저는 마이크로 단위의 에너지를 0.12㎜의 레이저 빔을 통해 피부 4㎜ 진피층까지 촘촘히 침투시켜 두꺼운 흉터 조직을 자극한다. 미세한 빔으로 인해 정상 피부의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필자가 유럽피부과학회(EADV)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울트라펄스 앙코르 레이저 1회 치료만으로도 환자의 37.5%에서 흉터가 50% 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과거 기존의 프락셀이 만족도가 3배 정도 높아졌다.
여드름 흉터 중에서는 유난히 깊고 딱딱하거나 좁고 깊은 함몰형 흉터도 있는데, 레이저로만 치료하면 횟수와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레이저와 특수한 시술적 요법을 조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흉터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해 조직이 유연해지면 시술이 용이해지고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브시전(subcision)'은 여드름 흉터 진피층에 엉켜있는 섬유조직을 의료용 특수 바늘로 끊어 흉터의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넓게 패인 여드름 흉터 부위를 선택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넓지는 않지만 유난히 좁고 깊은 형태의 여드름 흉터는 비봉합펀치술을 적용한다. 아주 깊게 함몰된 여드름 흉터 부위를 펀치로 꼭 집어 끌어올려 정상 피부 높이로 맞추는 치료다. 특수한 피부 접착제로 고정해 회복이 빠르고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이 방법들은 단기간에 여드름 흉터를 해결하려는 젊은층 환자들로부터 호응이 좋은 편이다. 같은 원리로 오래된 외상흉터나 수두흉터도 치료한다.
여드름 흉터를 막으려면 여드름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깊게 패인 흉터를 남길 수 있는 염증성 여드름을 주의해야 한다.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며 피지 분비가 늘고 황사 먼지 등 오염물질에 노출되면 여드름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염증성 여드름이 오래 지속되면 균에 의한 독소가 피부 깊은 부위까지 침투해 구조물을 파괴하고 깊은 흉터를 남길 수 있다.
우선 청결이 중요하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곧 바로 세안을 해 불순물을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 일차적으로 클렌징제로 얼굴을 부드럽게 닦은 후 피부에 자극이 적은 비누와 클렌징 폼 등을 이용해 씻어 준다. 미지근한 물로 눈코 등 점막 주변, 마스크로 가려진 턱 주변을 더욱 꼼꼼히 씻되, 얼굴을 너무 강하게 문지르지 않아야 한다. 술과 담배를 자제하며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 견과류 등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뾰루지나 여드름 염증이 심하면 방치하지 말고 피부과 도움을 받는 것이 여드름 흉터를 예방하는 길이다. 당연히 비위생적인 손으로 여드름을 직접 짜는 일은 삼가야 한다. 도움말=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대표원장(대한의학레이저학회 부회장)